 칼럼- 6·4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2014-06-20 09:20:29
여울 김준기
지방정치를 넘어 전 국민의 정치 관심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6·4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길거리 곳곳에 나붙었던 선거 펼침막들이 당선사례 펼침막으로 바뀌어 내걸리고 있다.
하나같이 자기를 뽑아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당선자들의 다짐이 약속대로 실천된다면 우리 시민들의 생활이 지금보다 더욱 좋아질 것이며 우리 지역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수준도 상당히 발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이들의 공약이 과연 당선자의 위치에서 해낼 수 있는 공약인지 신뢰가 가지 않는 약속들이 대부분이다.
시의원의 공약이 시장의 공약과 구별되지 않고 도의원의 공약이 도지사와 국회의원의 공약과 별 다름이 없으니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인 도지사와 시장은 그 지방의 살림살이를 설계하고 추진해 지역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지역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전반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할 책임을 진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 운용하고 국가지원이 필요한 사업에 대하여는 최대한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하여 합리적인 분석과 평가를 통해 사업 설정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추진 실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의 장이 아닌 도·시의원들의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을 보면 한결 같이 자기 지역에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거나 끌어 오겠다는 약속이 대부분이다.
말하자면 도지사와 시장이 할 일을 자신들이 하겠다는 셈이다.
이러한 선거공약이 당연한 것처럼 제시되는 것은 중앙정부의 예산과 국책사업을 끌어와 생색을 내어야 하는 국회의원의 선거관행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지방의회의원들의 본질적 역할은 아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근간은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의 형태이다.
중앙정치가 이 세 권력의 수행과 견제와 감독의 균형을 통해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의 정치를 지향하는 것과 같이 지방정치도 도지사·시장의 행정권 수행에 대해 도·시 의회의 견제와 감독의 역할을 통해 지역발전과 주민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역할이 그 본질인 것이다.
의미를 좁혀서 말하면 국민의 세금을 기본으로 한 막대한 예산을 운용하여 살림살이를 하는 도지사·시장의 행정이 합리적이고 발전적이고 주민생활을 행복하게 하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 잡게 하고 주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행정이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본질적 책무인 것이다.
지방의회의원이 우리 지역에 무슨 사업을 벌이겠다거나 어떤 기업을 유치하겠다거나 무슨 시설을 하겠다거나 하는 공약은 도지사·시장이 할 일을 자기가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행정은 도지사·시장의 역할이고 권한이지 도·시의원의 역할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도·시의원들이 온갖 사업유치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주민의 선거민심을 얻기 위한 것이겠으나 이런 공약에 앞서 지방의원으로서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겠다는 사명감을 먼저 깨우쳐야 한다.
주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는 선거용 약속보다 주민들의 세금을 지방정부가 제대로 운용하고 있는지, 행정방향과 추진사업이 지역발전과 주민의 행복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인지 살피고 따져보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선진국의 지방의회의원들이 사무실에 불을 밝히고 밤을 새우는 것은 지방정부가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예산이 낭비되지 않고 효과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정부 자료를 분석하고 따지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지방의회 의원들도 우리 마을에 무슨 사업을 끌어오겠다는 공약에 매여 사사건건 도·시청 공무원에게 손 내미는 로비꾼으로 머무르지 말고 의원으로서 본질적 사명을 실천하는 일에 밤을 새는 멋진 의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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