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파호수 물고기 배스2014-08-04 10:11:20
칼럼-오현(군산예총 사무국장, 수필가)
세계적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 국제본부’는 한국의 환경운동연합 부설 시민환경 연구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해치는 101가지 사례를 ‘지구의 벗’ 공식입장으로 채택해서 발표했다.
10년 전의 일이다.
그 사례 가운데 ‘무차별한 외래 생물 종 침입’이 들어 있다. 남의 땅에 들어와 토착종을 밀어내거나 멸종시키고 있는 이 골칫덩어리가 지구촌의 고민거리로 공식화 된 셈이다.
은파호수에도 이미 토종 물고기가 사라지고 배스가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서식지의 먹이 사슬망 내에서 생태적 위치가 자유롭기 때문에 급속한 번식을 통해 토착종을 멸종시키고 있어 이미 생물학적 오염 물질로 낙인 찍힌지 오래 되었다.
결국 퇴치 대상이 되었다.
외래 민물어종인 배스는 5~7월경 산란을 하는데 번식력도 대단하다.
지자체마다 잡아오는 마리수마다 현상금을 줄 정도로 제거되어야 할 괴물어종으로 취급받고 있다.
현재 은파호수에도 배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붕어 등 토종 민물고기를 마구 먹어치우고 있어 생태계 교란이 되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가 원산인 배스는 1973년 정부가 어민 소득증대와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을 명분으로 도입한 것이 그 시초다.
이후 배스는 전국의 하천, 호수 등 대부분 지역에 서식해 그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민물생태계의 종 다양성 파괴와 고유어종 감소의 심각한 문제를 낳게 됐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환경부는 1998년 배스를 생태계 교란 야생물로 지정했다. 손맛을 위주로 낚시하는 낚시인들에게도 인기는 별로다.
이와 반면 배스의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고급어종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현재 일본, 필리핀, 홍콩, 싱가폴 등지에서는 생선가게에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베스낚시가 이미 취미가 아닌 스포츠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가 이쯤해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을 만큼 배스가 퍼져 있고 40여년간 우리나라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원으로 활용할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자체와 환경단체들이 퇴치한다고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귤나무를 남쪽에서 심었을 때는 귤이 열렸는데 북쪽에 심으니 탱자가 열렸다는 뜻으로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말이 있다.
나무는 똑같은데 어느 땅에 심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양식으로 도입된 외래어종인 배스의 현 상황을 나타내는 말인 것 같다.
농어촌 10대 전쟁의 내용이 있다.
불가사리와의 전쟁, 독버섯과의 전쟁, 청설모와의 전쟁, 멧돼지와의 전쟁, 까치나 참새, 까마귀와의 전쟁, 산불과의 전쟁, 가뭄과의 전쟁, 들쥐 진드기와의 전쟁, 황소개구리와의 전쟁, 그리고 배스 블루길라의 전쟁 등이다.
배스가 생태를 파괴하는 무자비한 물고기 정도로만 알려져 몽땅 잡아 죽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배스의 또 다른 가치를 스스로 없애버리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배스를 귤로 만드느냐 탱자로 만드느냐 하는 문제는 앞으로 자치단체, 환경단체, 낚시인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이다.
퇴치대상이 된 은파호수의 배스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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