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일학습병행제’ 기업의 성장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2015-11-23 16:24:55
여성철 고용노동부군산지청 지청장
최근 청년들의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연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이른바 삼포(三抛)세대, 더 나아가 인간관계와 집을 포기한다는 오포(五抛)세대와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취업난 속에서 청년들은 소위 취업 전쟁, 스펙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각종 사교육을 받고 힘들게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취득 등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심지어 휴학을 하거나 졸업을 유예하는 경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스펙이 취업후 실제 업무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 사실상 화려한 스펙을 쌓은 사람을 채용해도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다시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여건 조성하기’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이하 NCS)에 기반한 일학습병행제를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독일∙스위스식 도제제도를 한국의 실정에 맞게 설계한‘도제식 교육훈련제도’로서 기업이 산업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청년 취업희망자를 근로자로 채용하여 해당기업의 명장 등 고숙련 근로자로 하여금 이론교육과 현장훈련을 제공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훈련 제도이다.
일학습병행제의 교육훈련은 NCS에 기반한 교육훈련프로그램에 따라 기업현장 교사가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기술∙지식을 담은 학습도구로 가르친다. NCS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하고 표준화한 것으로 개개인의 직무능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어 채용이나 승진 및 적재적소의 인력배치, 재교육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기업은 교육 훈련시 필요한 인프라 구축, 학습근로자 모집?지원과 교육훈련과정 운영에 필요한 비용(교육훈련프로그램 개발비용, 현장훈련비용, 기업현장교사 수당 등)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병역특례지정업체로 우선 선정되고 조달청 입찰 과정에서도 우대를 받는 혜택이 주어진다. 상시근로자가 50인 이상이면 해당 기업에서 모든 훈련과정 진행이 가능하고 이보다 적을 때는 듀얼공동훈련 센터로 지정된 전문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청년들은 불필요한 스펙 쌓기 대신 정부가 인정한 기업에 학습근로자로 취업하여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며, 맞춤형 교육을 통해 기업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훈련을 마친 후에는 산업계의 평가를 통해 자격 또는 학위까지 부여 받을 수 있다.
필자는 최근 일학습병행제 도입 1년차인 OO기업(군산시 오식도동 소재)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회사의 대표이사는 “일학습병행제 도입으로 정부로부터 교육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아 재정적 부담 없이 기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더불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 기존 직원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성과를 거둬 주변에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고 하고, 학습근로자 성OO은“실무와 함께 이론까지 체계적으로 배우니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업무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일학습병행제는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로 계속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총 4,754개 기업에서 7,878명이 학습근로자로 참여하고 있다. 산업 기반이 취약한 전북지역에서는 10월말 현재 142개 사업장이 일학습병행기업으로 승인받아 272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당장 노동력 투입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미래를 위해서 인재육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게다가 정부에서 교재 개발 등 각종 훈련에 소요되는 비용까지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기업은 적극 일학습병행제를 활용하기 바란다. 지난 3분기 전북지역 청년층 고용률은 34.8%로 전국 청년층 고용률 42.1%보다 7.3%p 낮은 수준이다. 전북 지역의 청년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청년 인재의 채용 및 육성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지역 고용을 선도하는 한편 많은 청년들이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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