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김기춘 전 비서실장2016-11-14 10:38:00
박종서 전 연합뉴스 전북지사장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하야 위기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막후에서 친박원로 들과 함께 대응책을 세우면서 사태수습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대통령의 1차 사과 이후 2주일도 안돼 비서진 경질, 총리임명, 2차 사과 등 잇단 발 빠른 조치가 취해지자 그 배경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 강창희 전 국회의장, 현경대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 등 친박원로 7인회가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막후에서 사태수습을 하고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지 않는다해도 이미 국민들로부터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식물대통령으로 되어버렸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무너뜨리고 국민들을 창피하고 부끄럽게 만든 대통령, “이게 나라냐”라는 소리를 듣게 만든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있었던 김기춘, 그가 지금에 와서 대통령을 돕기 위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면, 말 그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그가 권력의 한 가운데 있으면서 비서실장 직을 충실하게 제대로 수행했더라면, 최순실 국가농단 사건은 아마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박정희 정권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주군으로 모시면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나라를 이 지경까지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지금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광화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 추진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최순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비서실장 당시, 최순실 관련 보고를 받거나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중앙정보부 대공국장, 검찰총장, 법무부장관까지 지내는 등 수십년 동안 권력을 지켜온 그가,최순실 건물에 사무실까지 있었다는 보도까지 있는 터에 박근혜 대통령의 수십년 지기 최순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그 말을 과연 누가 믿을 것인가.
그가 비서실장으로서, 그저 대통령의 말을 놓칠새라 다른 각료들과 함께 수첩에 적느라 최순실에 대해 몰랐다면 그는 직무를 유기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 사태를 묵인한 공범으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김기춘, 그는 누구인가. 지난 92년 노태우정부 시절, 당시 법무부장관으로서 공정한 선거를 지켜야 할 그가,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부산 초원복집에서 당시 부산시장, 부산지검장, 부산경찰청장, 안기부부산지부장, 부산기무부대장, 부산시 교육감,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부산지역 기관장들을 모아 놓고 대통령선거를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그는 이들에게 “우리가 남이가” “부산 경남이 똘똘 뭉치는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안되면 영도다리에 빠져죽자”며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선동한 사람이다. 그는 또 일찍이 박정희 정권하에서 장기집권을 위한 유신헌법의 기초를 만들기도 했다.
조선시대에 왕이 잘못을 저지르면 충신들은 자기 목숨까지 내 걸고 충언을 해왔다. 그들은 죽임과 귀양을 각오하고 임금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들은 울면서 용포를 붙잡고 매달리면서 임금에게 간했다.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 등은 젊은, 철 없는 권력의 앞잡이들이라고 치지만, 나이가 지긋하고 학식이 풍부한 도승지는 그들과는 확연히 달랐어야 했다. 박대통령 주변에는 결국, 자기 몸만 사리는 간신들이 득실대고 자기 목숨을 사리지 않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 충신이 없었기에, 이 나라가 이 지경까지 온 것 같다. 이는 필연이지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