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식 경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여학생이 ‘학교 밖 청소년’이었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점이다.

 대부분 학교 밖 청소년들은 개성이 강한 아이들로 성장하면서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에 학교 부적응으로 결국 자퇴를 하게 되고,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은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통해서 검정고시 또는 적성을 찾아 가고 있다.

물론 자존감이 높아 선행학습을 하고 더 큰 목표를 성취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런 학생들은 소수이다.

즉 이런 학생들은 결국 사회 안전망에서 멀어지게 되고,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붕괴된 경우에는 방임되기도 한다. 사랑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서 과연 행복한 가정을 이룰지는 미지수다.

또한 정신과 치료의 경우에도 개인 정보일 뿐만 아니라 민감한 사항으로 강제로 치료시키기에는 한계가 있고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병력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우리 사회는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반문해 본다.

 이번 사건이 충격적인 만큼 네티즌들의 반응도 격앙되어 있는데, 대부분 정신과치료를 받게 하고 격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학기 초 자녀들 둔 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고려한다면 이번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길 것이다.

실제 필자가 2014년 논문을 쓸 때 중도입국 학생이 학교에 부적응하여 자퇴 후 집안에서 게임에만 몰두하다 결국 가정불화로 어머니를 프라이팬으로 폭행까지 하였지만 신고를 하지 않아 파악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다행히 사회복지사가 발견하여 치료를 받도록 권유했지만 그 마저도 완강히 거부하고, 결국 경기도로 이사를 하면서 그 이후로는 어떻게 지내는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사회 안전망은 바로 이러한 사각지대를 줄이고, 기관별 협업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부분까지 촘촘한 관리를 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분명한 것은 정신과 치료와 격리가 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제도권으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단절된 채 무관심하다면 향후 우리 사회는 글로벌 시대에 각종 범죄는 물론 테러까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외로운 늑대’가 출현하여 연쇄 범죄를 저지른다거나 드론을 이용하여 테러 수준의 범죄까지 저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회안전망이 예방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가동되지 못한다면 이런 강력사건은 재발할 것이기에 지금이라도 협업을 통해 잠재적 위험 요인을 인지하고 있어야만 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고유의 권리가 있지만 대중적인 큰 피해가 우려된다면 사전에 필터링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견 장치라도 있어야 보다 더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를 안전하게 하는 비용은 그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리 영역도 애매한 경우가 많아 방치되는 범위도 넓다.

 경찰에서 아무리  범죄예방이나 CPTED등 물리적 환경에 대한 대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13명을 살인한 정남규도 청소년기에 불우한 환경을 거쳐 2번의 성추행등 피해를 입은 경험이 결국 성인이 되어 살인마로 돌변한 경우로 이제는 범정부차원에서 정신과 치료 중인 위험 대상자들에 대한 대책도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우범자들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보호하면서 사회 안전망으로 유입시켜 관리하는 생애 주기형 프로그램 도입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기관별 협업은 반드시 필요하며, 개별적인 사례 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예방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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