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시민문화회관을 되살리자2018-01-08 09:13:44
군산예총지회 고문 조성돈
군산시민문화회관은 문화예술 공간이 태부족하던 1989년 5월 1일에 개관해 4개의 지하전시장과 1∼2층에 900여 석의 객석, 야외 공연장을 완비하고 관리사무실과 예총사무실까지 2. 3층에 마련되었다. 그 당시 시민문화회관은 군산의 유일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각 학교의 행사는 물론, 청소년들의 자율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며, 각 단체 행사와 지역 예술인들의 발표장과 전시공간으로 사랑을 받았다.
또한, 시민문화회관이 위치한 나운동이 당시 새롭게 중심 상권으로 부상하며 교통이 편리하고 주차공간이 넓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은 물론 만남의 공간이자 많은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13년 전국에서도 예술 공간으로 손색없는 예술의 전당이, 수송동 새들공원 중턱에 완공되면서 시민문화회관은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군산시에서는 이 시설물을 처리하고자 수의 계약으로 매각하는 방법을 무려 5회에 걸쳐 시도했으나, 모두 유찰되어 지금껏 해결하지 못하고 갈수록 재정 부담이 커가는 상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의회나 언론에서 해결방법도 제시하고, 나운동상가번영회나 일반 시민들이 철거 후 다른 용도로 쓸 것을 건의한 바도 있으며, 시에서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으나 심의회에서 유보되는 등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은 문학관, 미술 전시관, 생활과학체험관, 종합안전체험관, 대중공연장 등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대두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종교단체에서 매입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제 시민문화회관 처리문제를 더 이상 지연하면 안 되겠다는 절박감에서 시의 재정문제나, 절차상 어려움이 많은 줄 알지만, 그동안 많은 관계인과 대화한 내용을 종합해 본 결과 아래 조건들을 충족시켜 주는 방향으로 시민문화회관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첫째 이 건물은 한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인 김중업 선생의 마지막 유작으로 완공을 보지 못하고 작고했으나,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시민들의 예술문화를 누릴 수 있는 목적으로 완성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아야 하고, 백 년, 천 년 후의 예술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기에 훼철되거나 작가가 의도한 본연의 목적에 어긋나는 용도로 탈바꿈해서는 절대 안 된다.
둘째 현 수송동 예술의 전당은 공연 예술 중심으로 지어진 건물로, 조명이나 음향 등 공연장 시설은 전국 어느 공연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나, 처음부터 전시공간의 부족으로 미술, 사진, 문학 분야의 예술인들은 말할 수 없는 불편을 느꼈으며, 현재도 전시장 문제로 시내 이곳저곳 전시공간을 찾아 헤매고 있어 시민문화회관 활용이 절실한 상황이다.
셋째는 유초중고등학교에서 1년을 마무리하는 종합 발표회 장소로서, 금전적 부담도 적고 객석 규모나 전시장 활용이 학생 수와 아주 적합한 장소이며, 또한 개인 발표회를 갖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
넷째 교통수단이 편리해 접근성이 수월하고, 20대 이상 시민들이면 대다수가 옛 추억이 서려 있어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정감이 묻어 있는 장소이다.
다섯째 시민문화회관 주변 상가나 주민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예전처럼 각종 행사가 이어져 공동화 현상을 막아서, 시가지가 되살아나 활력이 넘치고 살아 숨 쉬는 거리가 되기를 절실히 소망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시민문화회관과 가장 연관이 많은 예술인의 의견을 모아 군산예총지회에서 관리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해 예술문화 발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 관계부처나 시 의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리하여 무술년 새해는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건립 본연의 용도에 맞게 활용되어, 예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군산 시민 문화 회관을 되살릴 것을 기대하며, 먼 훗날 후손들에게 값진 문화유산으로 물려줄 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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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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