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스승의 은혜 하늘과 같다2018-05-14 16:40:10
오현 수필가, 한국문협 저작권 위원
오 현 수필가
“아버지로부터 생명을 받았지만 그 생명을 보람 있게 하는 방법은 스승으로부터 배웠다.”
플루타크가 ‘영웅전’에서 쓴 이 말은 동양의 군사부일체라는 말과 통한다.
위대한 인간의 탄생 배경에 항상 위대한 스승이 있음을, 그리고 위대한 스승에 대한 고마움이 부모에 대한 고마움과 마찬가지임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교성(敎聖)이라 불리는 페스탈로치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하인리히 페스탈로치 여기에 잠들다. 1746년 1월 12일 취리히에서 탄생해 1827년 2월 16일 브루크에서 서거하다. 노이호프에서는 빈민의 구원자, 게르트루투에서는 민중의 목자, 시탄스에서는 고아들의 아버지, 뮌헨부흐제에서는 초등학교 창설자, 이페르텐에서는 인류의 교사, 인간, 크리스천, 시민, 모든 것을 남을 위해 바치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기지 아니했다. 축복이 있을 지어다. 그의 이름 위에!'
교사는 많아도 스승은 없다는 말이 이제 개탄이나 지탄의 의미로도 들리지 않는 시대다.
따라서 서글픈 현상이지만 페스탈로치의 묘비명은 한낱 지난 시절의 유물일 따름이란 느낌을 준다.
허준은 유의태로부터 의학을 배웠고, 죽어서 몸까지 제공한 스승에 의해서 심의의 경지에 이른 명의가 되었다.
우리말에 교사의 호칭은 크게 4가지가 있는데 그 뉘앙스는 각각 다르다.
훈장, 선생님, 교사, 스승이 그것이다.
사전적 풀이에 의하면 훈장은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읽기 쓰기 등 초보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이고, 선생님은 나이나 학식이 많아 자기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에 대한 존칭이고, 교사는 교육만을 생업으로 삼고 남을 가르치는 사람이며, 스승은 남에게 깊은 인격적 감화와 인생 지혜를 주는 사람을 말한다.
자연현상에는 진보가 없지만 인간사회에는 진보가 있다. 그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오로지 인간에게만 교육이라는 작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 교육이란 어떠한 작용인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바람직한 인간을 키워내는 일이다. 이는 교사가 아니라 스승이어야 이룰 수 있는 일이다.
스승의 날을 맞게 되었다.
선생님의 가슴에 꽃 한송이를 달아 드리고 은혜에 감사하는 날이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는 스승을 존경하지도 않고 스승도 교권 찾기를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
교직자들은 끊임없는 자기 연마로 스스로의 권위를 찾고 자신의 본분을 지키면서 사물의 도리를 연구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품위 없는 말이나 단정하지 못한 행동을 보일 때, 학생들은 그것을 본받게 되며 선생님도 별 수 없구나 하는 경멸의식이 싹트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교육 현실은 교직자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있고, 사제 사이의 신뢰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스승은 하늘과 같다고 노래를 한다.
그렇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추세가 교직을 낮추어 평가하기 때문에, 간혹 제자들과 학부모에게 수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교권이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이 내일의 국운을 좌우한다고 할 때 교권은 이 교육을 떠받쳐 주는 힘이기 때문이다.
교직자는 항상 자신이 갖고 있는 정열을 다 쏟아 부끄럼 없이 제자들 앞에 나서야 한다.
외로울 때는 함께 외로움을 느껴주고, 기쁠 때는 함께 웃어주고, 슬플 때는 함께 울어주며, 참된 지식을 가르치고, 학문적 도움을 주고, 삶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사회, 학교, 가정이 삼위일체가 되어 당면한 교육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라고 노래 부르는 소리가 공허하게 들리지 않아야 되겠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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