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운 교수

오늘날의 세계화 시대에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조직이나 명품의 대부분은 경박단소(輕薄短小)와 유민착소(柔敏着小)를 지향하고 있다. 경박단소(輕薄短小)는 가볍고, 얇고, 짧고, 작다는 것을 의미하고 유민착소(柔敏着小)는 유연하고, 빠르고, 지닐 수 있을 만큼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거인은 경박단소하고 유민착소하다. 그 동안 우리는 심한 나폴레옹 콤플렉스에 빠져 경박단소를 경시하고 중후장대(重厚長大)를 동경해 왔다. 그리하여 실리나 합리성보다는 명분을, 내용보다는 형식을 중요시해 온 것이다. 일등, 일류, 최대, 최장이 아니면 대화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 한다. 막대한 사회비용을 초래하는 거인선호 증후군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우리 각자는 경쟁력있는 명품이 되어야 하고, 우리가 속해있는 조직을 경박단소하고 유민착소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작지만 강한 군산시를 만들려면 백화점 나열식의 갖가지 능력을 갖추려 노력하기 보다는 어느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게 잘 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약방의 감초식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군산시만의 특화된 잠재력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강소도시, 작은 거인 군산의 조성 전략으로 생태관광을 추천하고 싶다. 군산지역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새만금사업의 진행과정에서 노정된 개발과 환경의 충돌을 고려하여, 향후 군산발전의 모델로 생태관광을 권하고 싶다.

군산은 지형적으로 산과 물과 들이 어우러져 산물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기에 최적의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드문 월명공원이며, 은파유원지, 금강하구둑과 수면공간, 채만식문학관, 금강시민공원, 오성산과 철새조망대 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선유도 해수욕장을 비롯한 고군산군도의 빼어난 풍광과 새만금방조제가 있다.

특히 방조제와 진입로의 완공으로 풍광이 수려하고 수산자원이 풍부한 고군산군도로의 접근이 쉬워졌고 세계잼버리대회 준비의 일환으로 금강호 내에 관광농원, 인공습지, 생태마을, 생태공원, 철새도래지가 조성된다면 이것들이 갖는 생태관광의 효과가 대단히 커질 것이다.

생태관광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자연생태계가 지니고 있는 다양성, 자립성, 순환성에 가깝도록 도시를 계획하고 설계하여야 한다.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유기체적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군산지역의 지속가능성 지표와 환경목표가 설정되고 이것들이 군산시와 주민, 기업, 민간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 간의 토론과 합의과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슈마허(1911-1978)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문장에 내포된 의미는 규모가 거대해지면 유연성이 줄어들고 사회구성원의 필요와 요구에 둔감해지는 반면 작은 것은 자유롭고 창조적이며 효과적이다는 것이다. 팽창의 시대가 저물고 축소의 시대에 접어든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 모두 나폴레옹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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