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 수필가
‘왕가리 마타이’는 1940년 케냐에서 태어났다. 200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그녀는 “노벨 평화상과 환경이 어떤 관계가 있는가?” 라는 질문에 “많은 전쟁이 자원에 대한 싸움이었고 자연자원의 보존과 보호가 바로 평화유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자연자원이 안정과 평화를 지속시켜 준다는 말인 것이다.
그녀가 녹화사업을 하게 된 이유가 있는데 여성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였다. 아프리카 여성들이 음식을 만들기 위해 땔감을 구하는데 산림 파괴와 초지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 국토가 녹화되도록 했다. 단순한 푸름을 넘어 개인적, 국가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도록 노력을 한 것이다.
최근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낮추기 위한 ‘숲 조성’이 부각하고 있다. 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몸체를 키워가는 공기청정이기 때문에 숲 가꾸기를 통한 경제적, 환경적인 가치가 인식되고 있다.
인구의 도시 집중으로 인한 환경문제 해결 방법으로 도시 숲 조성은 도시 안에 있는 공원과 산림, 가로수, 정원 등이 포함된다. 시민들에게 여가와 휴식, 아름다운 풍경, 계절감, 대기오염물질흡수, 미세먼지 저감, 홍수 조절과 같은 효과를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시 숲은 여름철 온도를 평균 3~7도 낮추는 효과가 있는데 일례로 추위에 강하고 땅이 척박해도 잘 자라며, 대기 오염의 흡수 능력이 뛰어난 버즙나무(플라타너스) 가로수 한 그루는 15평형 에어컨 5대를 5시간 가동하는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물론 큰 나무일수록 효과가 큰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나무와 물은 상생공존한다. 동양 사람들은 이미 2천여 년 전에 이런 관계를 파악해 오행설 속에서 수생목(水生木)이란 말을 했다. 물이 임양의 덕을 지니고, 나무가 육성의 덕을 지녔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 과학자들은 나무와 물이 상생하면서 인간의 삶을 도와주는 현상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한다. 나무 한 그루가 50년 동안 자라면서 3천9백만 원 어치의 물을 재생산하고 3천4백만 원 어치의 산소를 공급하며, 6천7백만 원에 해당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제거한다고 했다.
641만ha에 달하는 우리나라 숲이 1년 동안 180억 톤의 물을 저장하며 잘 가꾼 숲 1ha에서 1년 간 방출하는 산소가 12톤, 탄산가스 16톤을 흡수하기에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50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가 50년을 자라면서 인간에게 베푸는 가치가 1억4천만 원에 달한다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고마움을 실감하게 된다.
나무의 공익적 가치를 돈으로만 따질 수는 없다.
소음과 바람을 막아주고 기상 이변을 줄이고 온갖 생물을 품에 안아 보존해주는 환경적 가치와 문화, 예술 교육을 풍성하게 해주는 문화적 가치도 숲이 우리에게 주는 무형의 혜택이다. 산림 최강국 독일에서는 한 그루의 나무를 베면 두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인간 삶을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 숲으로 조성하기 위해 군산시가 도시 숲 분야에서 연차별 사업비를 포함 국·도비 142억5천만 원 등 총 285억 원을 확보했다는 소식이다. 철길숲, 새들허브숲, 금암동 중앙광장 경관숲, 해망동 희망숲, 경포천 경암숲, 스마트 가든, 명산 숲, 가로수 조성이 주요 사업이다.
숲 속에는 나무와 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비와 새만 있는 것도 아니다. 숲의 소리를 듣게 된다. 새, 풀벌레, 개울 물 소리, 그 소리들이 인간의 영혼 깊숙이 들어온다.
그래서 도시 숲이 필요하다. 도시 숲 조성으로 전설이 되어지는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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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