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새벽 4시에 치러진 장례식에는 불과 네 사람만 참석하고 말았던 것이다. 고인에게는 평소에 많은 친구들과 또 지인들이 있었지만 이미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새벽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은 정말 귀찮고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 4시에 달려와 준 네 사람은 진정으로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고 장례식을 엄숙하고 경건하게 치렀던 것이다. 드디어 장례식이 끝나자 변호사는 고인이 남긴 유서를 정성껏 뜯어서 읽었다. 유서의 내용은 생각 외로 극히 간단했다. “나의 전 재산 4천만 달러(한화 4,800억원)를 나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것이었다.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한 네 사람은 각각 천만 달러(한화 1,200억원)씩 되는 많은 유산을 받았다. 그 많은 유산을 엉겁결에 받은 네 친구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그의 유산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사회에 환원하여 고인의 이름을 딴 도서관과 고아원 등을 건립하여 친구에게 보답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는 4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꽃을 보듯 친구를 대하는 친구이다. 꽃이 피어서 예쁠 때에는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지만 꽃이 지고나면 과감하게 버리듯 자기가 좋을 때만 찾아오는 친구이다. 둘째는 저울과 같은 친구이다. 저울이 무게에 따라 이쪽으로 저쪽으로 기울이듯 자신에게 이익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서 이익이 큰 쪽으로만 따르는 친구이다. 셋째는 산과 같은 친구이다. 산이 온갖 새와 짐승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며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에서 보아도 변함없는 산처럼 늘 그 자리에서 반겨주고 생각만 해도 마음 편하고 든든한 친구이다. 넷째는 땅과 같은 친구이다. 땅이 생명의 싹을 틔워주고 곡식을 길러내며 누구에게도 조건 없이 설 자리를 내주는 땅처럼 한결 같은 마음과 자세로 친구를 받아주는 친구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친구와 이웃들이 많다. 그러나 친구는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고 그 마음의 진실성과 깊이가 귀한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친구들이 있다. 일곱 명이 영원히 변치 말자고 하면서 모임의 이름을 “한 넝쿨”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벌써 세 사람이 세상을 떠났고 네 사람만 남았다. 서로가 오래 살자고 하면서 죽음의 자리에는 빠지지 말자고 언약을 했다. 죽음의 자리에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야 말로 진정한 친구라는 마음이 더욱 절실해 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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