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어른은 누굴까? 오늘 모임 한 40대 청년 활동하는 친구들이 이전에 나의 20대, 30대 초에 활동을 돕던 어른의 나이였다. 회원 중 두 명은 이전에 내가 선생의 위치일 때 학생이었다. 지금은 같이 나이 들어가는 공동체의 동료이며 구성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도 어설픈 지역 선배 역할을 한다고 여기고 조용히 앉아 있는 나는 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20대부터 50대까지 청년이기도 하고, 청년에게 관심이 있는 분들이 함께하는 ‘군산청년정책참여네트워크’가 조직되면서 포럼과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나는 집행위원장으로 조직과 활동이 잘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길위의청년학교 이강휴 이사장 또한 청년들의 활동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내년 2월 기점으로 청년정책제안집을 만들고자 작업 중이다. 매달 포럼도 자체로 열고 있고, 삶과 지역에 대해서 또 다른 일상의 대화도 나눈다. 내년도 사업도 오늘 이야기만으로 이미 풍성해졌다. 

 어른은 사전에서 나이 많은 사람이거나 결혼했거나, 자기 일과 사회적 책임을 지는 사람을 뜻한다.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어른’은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 자기 일과 사회적 책임을 지는 자다. 우리가 존경하는 어른들 대부분은 자기 돈 버는 일도 아닌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온전히 책임을 지는 분들이었다. 

 어른은 나이와 관계가 없었다. 나이가 많다고 모두 어른이라고 하지 않고, 나이만으로 존경하지도 않는다. 나는 40대가 어른의 나이인 줄 알았다. 40대가 지난 이후에 내 모습 보니 2, 30대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아마 80이 되어도 비슷할 수 있겠다. 육체적 나이는 계속해서 들지언정 내적 성숙은 또 다른 차원인 것을 알았다. 노력하고 성찰하지 않는 한 성숙은 없다.

 저녁 식사하면서 지역과 청년 정책, 향후 청년의 삶에 대한 아카데미와 같은 여러 대안을 모색하며 활동할 거리를 찾고 실제 주요한 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 청년들의 밝고 환한 모습에서 또 다른 ‘어른’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친구들이 ‘어른됨’의 활동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은 아닐까? 주민등록상의 나이가 많은 통념적 어른이 아닌 사회적 가치 실현의 주체로서의 진정한 ‘어른’이라는 존재일 수도 있겠다. 청년이자 어른이다. 지역에 이러한 청년들이 더욱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1월까지 현재 회원에서 300명을 더 확장하기로 했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여 지역에 청년의 삶을 위해서 꿈꾸는 이상을 이야기하고 나름의 정책과 시스템을 고려하는 청년정책참여네트워크, 앞으로 딱 100년만 더 하자고 했다. 참고로 나는 29살(?) 청년으로 계속 살아가련다. 어른 되려면 멀었다. 아주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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