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은 여름의 뜨거웠던 열기만큼 매섭게 추울 것이라고 한다. 겨울이 다가오니 괜시리 어릴적 겨울의 추억이 생각난다. 눈이 펑펑 내렸었다. 동네 아이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을 공터에 모여 문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했다. 처마밑에 고드름을 따서 놀기도 했고, 얼어붙은 개천에서는 썰매를 탔다. 신발도 옷도 지금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예전 것이기에 손발은 항상 꽁공 얼어 있었어도 손을 호호불며 어울려 노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해가 질 때에야 집으로 들어가면 뜨끈한 온돌의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몸을 녹였다.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돌아와서 몸을 녹여주던 온기는 매일 같이 아궁이에 넣어주던 연탄이었다. 겨울이 시작되면 연탄배달부 아저씨가 부엌 한켠에 연탄을 가득 쌓아 두었고, 보고만 있어도 따뜻했다. 하지만 이 연탄은 종종 사고를 일으켰다. 겨울철 뉴스에 으레 등장하는 것이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났다. 연탄가스는 연탄이 탈 때 만들어지는 유독성 가스로 주로 일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고, 방바닥을 직접 덥히는 온돌 난방을 주로하는 한국에서 바닥틈새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연탄가스에 중독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연탄가스의 주성분인 일산화탄소는 불완전한 상태의 기체이며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일산화탄소를 흡입하면 몸안의 산소를 빼앗겨 사망하는 이유이다. 지금에야 집집마다 보일러가 보급되어 연탄을 사용하는 집이 거의 없어져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는 뉴스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뉴스가 발생하는 곳이 남아 있다. 공사현장이다.

공사현장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콘크리트 양생작업이다. 콘크리트를 타설한 후 완전히 굳을 때까지 충분히 경화하도록 수분을 유지하고, 얼지 않도록 햇빛이나 비바람 등으로부터 콘크리트를 보호하는 작업이다. 양생작업 중에는 적당한 온도와 습기 등이 관리되어야 하는데, 겨울철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열풍 작업 등을 통해 강하게 굳히는 양생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 건설 현장에서는 난로를 이용하여 콘크리트를 굳히는 과정에서 목탄, 연탄, 갈탄, 겔 타입 고체연료가 연소 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되고 양생장소에서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천막 등으로 막아 환기가 되지 않은 밀폐공간이 형성되어 일산화탄소가 고농도로 축적되어 질식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양생작업 중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탄, 갈탄 등의 연료를 사용하는 대신 전기 열풍기를 사용하고, 무단출입을 금지하고 입구에 출입금지 표지를 부착하여 작업자의 출입을 통제하여야 한다. 양생작업 중인 곳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출입 전, 작업 중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적정 공기 상태인지 확인해야 한다. 출입 전과 작업 중에 환기팬을 이용하여 환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재해는 위험이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아 치명적이다. 또한, 재해자뿐만 아니라 구조자의 동반 사고를 일으키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수칙 준수를 통한 작업을 통해 겨울철 질식재해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켜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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