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주차난에 시달리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공영주차장 신규조성 사업예산이 군산시의회 상임위 심의에서 지난해 이어 또다시 전액 삭감됐다.

더욱이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6일 계수조정 과정에서 공영주차장 조성 예산을 원안대로 통과시키고도 하루 만에 의원간담회를 거쳐 관련 예산 25억원을 삭감키로 뒤집는 등 매끄럽지 못한 예산안 의결 과정을 보여 눈총을 사고 있다.

군산시는 상습 주차난 지역인 ▲청소년수련원 인근▲나운1동 그린아파트 인근▲흥남동 주공아파트 인근▲산북동 금강맨션 주변▲미룡동 미룡성당 인근▲영화동 두꺼비 노래방 주변▲구암동 3.1운동기념관 인근 등 7개소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키로 하고 내년 예산에 25억원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이 가운데 나운1동, 산북동, 미룡동, 영화동 지역 예정지 등은 군산시가 외부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주차장수급실태조사에서 주차장 조성이 시급한 A등급을 받는 등 대다수 지역에서 주차 대란 및 집단민원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의회 경건위는 계수조정에서 찬반 표결까지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예결위에 결정권을 주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통과시켰으나 가부동수일 경우 부결원칙을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인해 전액 삭감키로 하루 만에 당초 방침을 바꾸는 촌극을 빚었다.

이를 두고 시의회 한편에서는 기속력있는 공식 표결이 아닌 의원들의 의사를 파악하기 위한 표결이었던 만큼 지역 주민들의 생활편의와 밀접한 주차장 조성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원안 가결 후 예결위에 넘기기로 한 당초 상임위 의결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비록 공식적인 표결은 아닐지라도 특정안건에 대해 가부동수일 경우 부결원칙을 존중하는 지방자치법 규정에 따라 표결 결과가 5대5로 나왔다면 부결 후 예결위 처분을 바라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피력하고 있다.

김우민 경제건설위원장은 “주차장 조성예산 심의 과정에서 진행상의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주차장 부족난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위원장으로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건위의 주차장 조성 예산 삭감에 대해 해당지역 주민들은 “이번에도 지난해 처럼 똑같은 전철을 되밟아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며 “도대체 시의회가 지역 주민들의 애로사항과 생활불편 해소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불쾌감을 토로하고 있다.

문제는 공영주차장 신규조성 사업이 무엇이길래 해마다 의원들간 첨예한 대립각이 생기고, 표결을 거쳐야 하고, 심지어 예산심의 이전부터 의원들의 역학관계에 따라 ‘이러쿵 저러쿵’ 찬반여론이 형성되느냐 하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2년 연속 7개소의 주차장 조성사업이 부지별 개별 심의가 아닌 일괄심의를 통해 표결로 전액 삭감되는 것 역시 시의회가 사업 타당성이나 시급성 보다는 편의주의적, 정치적 심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나운동 주민 김모씨는 “고지대 주민들은 주차장 부족으로 생활불편을 겪어 공영주차장 조성을 간절히 바라는 것 뿐인데 어떠한 정치적 요인이 작용하길래 번번이 주차장 조성 예산만 이토록 칼질을 당하는지 모르겠다”며 “현장에 와보면 삼척동자도 주차난을 실감하는데 시민 대표인 시의원들은 주민들과 눈높이 조차 맞추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회 및 집행부 일각에서는 의원들간 미묘한 역학관계가 이러한 예산심의로 이어지고 있다는 추측이 무성한 상황이다.

한편, 2년 연속 시의원들의 고유권한인 예산심의권 아래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삭감되고 있는 공영주차장 조성 예산이 앞으로 시의회 예결위 심위에서 되살이날 수 있을지 지역주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또한 시의회가 주차장 조성의 적정성 여부 때문에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면, 일괄심의가 아닌 부지별 개별 심의를 통해 타당성을 따져 본후 예산을 선별 심의 내지는 삭감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