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군산지역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진영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군산시의회를 비롯한 지역정치권 양분 현상을 우려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이 유능하고 역량 있는 일꾼을 선출해 군산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는 디딤돌이 아닌, 경선 등 선거과정의 분열과 갈등, 시민 편가르기를 부추겨 오히려 군산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서상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현실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후보적합도 조사와 현지실사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되면서 일부 후보 진영 간 신경전 및 감정 대립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양상이다.

군산지역 총선이 이처럼 심각한 조기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신영대, 김의겸, 채이배 등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화려한 스펙을 내세우며 공천 티켓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들의 우열이 초반부터 비교적 선명했던 역대 선거와 달리 후보들의 선두 다툼이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정책 대결 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 및 깎아내리기 꼼수 전략이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특히, 대의기관인 군산시의회 마저 총선 분위기에 편승, 지지하는 총선 예비후보에 따라 사실상 양분되어 군산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보다는 특정 총선 예비후보를 위한 일부 의원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의정활동의 본질이 왜곡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군산시의회는 24일 2024년 새해 첫 임시회 본회의에서 한경봉 의원의 시정질문, 이연화·김영자·김경구·윤세자·한경봉 의원 등의 5분발언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부의원의 발언 내용이 지나치게 정치적일 수 있다는 이유로 오전 9시 30분 긴급의장단회의 및 의원총회 등을 개최하느라 당초 오전 10시 본회의가 1시간 20분가량 지연된 11시 20분에 개최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이후 진행된 5분발언에서는 김의겸 총선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한경봉 시의원이 ‘신영대 국회의원은 당장 사과하라’는 제목으로 신영대 의원의 군산조선소 재가동 1호공약이 블록공장으로 전락한 점, 군산시와 시의회의 종합청렴도 하위등급 역시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원팀을 주장한 신 의원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고강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신영대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서은식 시의원은 ‘우리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민주당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5분발언을 통해 앞서 한경봉 의원 발언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한 데 이어, 군산시와 시의회의 낮은 청렴도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는 김의겸 총선 예비후보의 의지가 국회의원이 관여할 수 없는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김 예비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군산시의회 본회의를 지켜본 다수 공무원 및 유튜브 시청 시민 등에 따르면 사실상, 이날 개회된 군산시의회 새해 첫 임시회가  ‘신영대계’와 ‘김의겸계’ 시의원들의 대리전 양상을 방불케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군산시의회 김영일 의장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시의회가 정치적으로 휘말려서 의원들끼리 왜 이래야 하느냐?, 의회를 정치적으로 꼭 이렇게 해야 하느냐”며 참으로 개탄스럽다는 취지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본회의를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제 아무리 이번 군산 총선이 지역 정치권의 기득권을 지키느냐, 바꾸느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 할지라도, 시의원들은 저마다 본분을 다하면 되는 것일 뿐, 굳이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마치 총선 후보 선거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발언을 하는 서로의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고 볼썽사나웠다”고 꼬집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군산시의회가 이날 새해 첫 임시회를 개회하며 보여준 촌극은 특정 시의원들의 잘잘못을 떠나 의원들 스스로가 지역 총선 후보에 예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낯부끄러운 일면으로서 시의회 스스로 대의기관의 위상과 격을 실추시킨 것”이라며 “총선 앞두고 유사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신영대, 김의겸 등의 총선 주자가 직접 나서 지역 텃밭정당인 민주당에 먹칠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리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