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벽 내린 폭으로 물 잠긴 상습 침수피해 지역 문화동 일대.

지난주 군산 도심이 폭우로 인해 또다시 물에 잠기면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때 마다 상습적으로 침수피해를 겪고 있는 피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군산지역은 1년 치 강수량의 10% 가량이 지난 10일 새벽 1시간 여 동안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의 큰 피해가 발생했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나포면에 237mm를 비롯해 해신동 193mm, 조촌동 177mm, 흥남동 168mm 등의 폭우가 쏟아져 14일 현재 주택 789가구, 상가 245곳이 침수되는 등 사유시설 1599곳에서 34억여원의 피해가 발행했다.

또한, 논, 논콩, 시설원예 등 농업원 및 원예시설 상당면적이 침수되고, 닭 폐사 등 농축산분야에서 290여건 2억4천여만원의 큰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폭우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군산시가 항구적인 침수피해 예방대책 수립을 강조했으나, 여전히 침수 피해가 반복되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군산시가 12년 전인 지난 2012년 8·13 폭우 피해를 계기로 우수저류조와 배수펌프 시설 등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침수피해 예방대책에 박차를 가하면서 점진적으로 침수피해 규모가 줄고는 있으나, 여전히 문화동, 나운동, 송풍동 등 저지대 주민들은 집중호우 시 어김없이 침수피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가 지난 10여년 동안 침수 피해 대책을 연차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문화동 등 저지대 주민들 역시 폭우가 내릴 때면 빠짐없이 침수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다보니 주민들의 행정 불신 및 불만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문화동, 나운동 등 저지대 주민들은 2012년 8.13 폭우 이후 2022년 8월11일, 2023년 7월13일 폭우 때 역시나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전례 없는 많은 강수량이 원인이지만, 왜 이처럼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반복되는 것일까? 

시는 2012년 8.13 폭우 이후 근본적인 침수피해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부터 1164억원이 소요되는 옥회천 정비사업을 2026년까지 시행중인 것을 비롯해 나운동, 중동, 미장동, 소룡동 등 모두 9곳에 우수저류조 시설을 갖추고, 배수펌프장을 시설하는 등 수해 예방대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송동 군산원협에서 회현면 월연리까지 총연장 6.22㎞ 구간의 하천을 폭 40~60m로 확장하는 옥회천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군산앞바다 만조 시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빗물을 바다가 아닌 옥회천으로 내보낼 수 있어 도심 내륙 침수를 예방할 수 있으며, 우수저류조와 배수펌프장 역시 만조 때 빗물을 보관했다가 바다로 내보내는 기능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집중호우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는 나운동, 문화동, 신풍동 등 상습 침수 저지대 도심동 지역은 아직도 시급한 침수 피해방지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상습 침수지역은 그동안 일부 구간에 한해 군산시가 관로정비사업 등을 시행했으나 근본적인 침수 피해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수저류조 및 우수관로, 펌프장 신설 등이 필요하지만 군산시 재정여건상 막대한 사업비 감당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는 이들 지역의 근본적인 재해위험 요인 해소를 위해 나운지구 우수유출 저감시설 설치(499억원), 경포천 지구 재해위험지구 정비(460억원), 신풍(문화)지구 풍수해 생활권 정비(411억원)를 골자로 한 재해예방 국고보조 사업 공모에 참여해 경포천지구와 신풍지구만 지난 5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된 상태이다.

폭우 침수피해가 반복되는 신풍 문화지구는 우수저류조와 토석류 저감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현재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검토단계에 머물러 있어 빨라야 오는 9월께나 공모 선정 여부가 결론 날 전망이다.

더욱이, 이들 정비사업 모두가 공모로 선정되더라도 실시설계 등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사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최소한 3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3~4년 동안은 이번 같은 폭우가 내릴 경우 나운동, 문화동, 송풍동 지역의 침수피해는 여전히 되풀이 될 것으로 보여 빗물받이 관리철저 및 저지대 주택·상가 물막이판 설치 확대 등 군산시 차원의 단기 대책 강화가 요구된다.

문화동 주민 김모 씨는 “군산시가 폭우 피해 예방에 힘을 쓰고 있는데도, 비만 오만 침수피해를 입는 주민들로서는 군산시 재난행정을 탓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문화동, 나운동 저지대 침수피해 예방사업들이 조속히 완공되도록 중앙정부를 상대로 군산시와 정치권이 더욱 많은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나운동·송풍동 지역의 근본적인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자연재해 예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