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양돈 사업을 해 오던 업주 입장에서는 화마로 인해 하루 아침에 돈사가 소실된 만큼 재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주민들은 그동안 악취 고통을 참아온만큼 이번 기회에 이주해야 한다며, 팽팽히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측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허가권자인 군산시 입장도 난처한 상황이다.

법적인 하자가 없는 만큼 건축허가를 승인해 준 상황에서 주민들의 생활권 보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법적인 승인 허가가 난 만큼 군산시가 양 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중재안 마련에 나설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칭)월하산 돼지축사 재축 관련 5개 마을 피해대책위원회(월하산·오봉·중야·용연·옥삼)는 20일 월하산 노인정 인근에서 이주 및 분뇨 냄새 피해 주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경구·윤신애 시의원, 군산시, 양돈 축사 업체 대표, 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돈사 재축과 관련해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재축을 추진중인 양돈 축사는 지난 2월 화재 피해로 인해 돈사 6동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업체는 지난 4월 군산시에 재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5월 1일 건축허가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이미 50년간 악취로 인한 수많은 고통에도 받아온만큼 이주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오봉마을 주민 A씨는 “49년간 악취를 맡고 살아온 주민들으로서 군산시는 이같은 기피시설을 한번이라도 주민 의견이나 동의를 받고 허가를 내 준 적이 있냐”며, “현행 ‘군산시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 상 양돈 축사는 2km 떨어져야 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시는 건축허가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군산시에서는 현행 규정상 문제될 것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는데 내 부모나 내 자식이 이런곳에 산다고 생각하면 쉽게 허가를 내줄 수 있겠냐”며, “인근 김제나 익산, 타 지역의 경우 돈사 등을 밀집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반면 유독 군산만 50년전 규정으로 가능하다고 허가를 내주는 것은 문제소지가 많다”며, 밀집지역 이주계획에 대해 물었다.

월하산 마을 주민 C씨는 “지금껏 주민들의 악취 고통을 받아온만큼 주민들을 위한 합리적인 행정이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행 조례 규정상 돈사 신축시 주거시설 등과 2km 떨어져야 하나 50년 전 허가 당시에는 거리제한 규정이 없었고, 이미 허가를 받은 시설인만큼 재축도 가능하다”라며, “주민들의 정서적인 고통은 이해가 되나, 법적 하자가 없는 만큼 건축허가를 승인했다”고 답변했다.

이런 가운데 업체측은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향후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업체 대표 K씨는 “먼저 50년간 양돈 축사로 인해 고통을 받아오신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저 또한 30년 간 이곳에 집을 짓고 살아온 한 주민으로서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재축하는 돈사는 약 4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이자 현대식 시설로 건축할 계획”이라며, “완공시 주민 여러분이 걱정하는 악취에 대해선 약 90% 가까이 저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이주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 이주부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저희 입장에서는 이주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해선 언제든지 수용할 의지가 있고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신애 시의원은 “본 의원 또한 회현면 출신으로 50년간 악취를 맡아온 사람으로서 주민 여러분이 오늘 이 자리에 어떠한 심정으로 참석했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양 측이 평행선보다는 대화와 양보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양돈 축사 인근 5개 마을에는 약 192세대, 335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