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군산시민들의 기대를 모으며 국내최초 마트형 재래시장으로 개장한 군산공설시장.
공설시장은 군산시가 대형마트로 인해 침체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로 만든 혁신적인 형태의 시장이다.
90년이 넘은 낡은 재래시장을 허물고 현대식 시설로 새단장 후 다시 태어난 공설시장이 개장 후 첫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계속되는 한파로 어느 해보다 차갑게 느껴지는 올 겨울. 강추위와 함께 재래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상인들의 얼굴이 수심으로 가득차고 있지만 군산공설시장을 찾는 발길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1층에 자리한 먹을거리 가게들에는 손님들이 따뜻한 음식으로 추위를 녹이고 있고 채소가게와 반찬가게에는 흥정하는 고객들 소리가 이어진다.
층마다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도 차가운 바깥 공기를 피해 여유를 즐기는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한파가 몰아치며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 다른 재래시장들의 한산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공설시장을 찾은 주부 박모씨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장보기가 겁나는데 공설시장은 마트처럼 따뜻하고 시설도 편리해서 수월하게 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호 상인회장은 “초기에는 고객들이 재래시장도 마트도 아닌 분위기에 낯설다는 반응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재래시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물건들을 편리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다는 것에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평일 방문객 수가 몇 달새 20-30%가 늘었고 개장무렵 보다는 두배나 늘었다는 것이 김 회장의 말이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문객 수는 늘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다녀간 고객들의 입소문, 문화행사 등을 통한 홍보효과와 서비스질 개선을 위한 자체적 노력 등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설시장 상인회는 지난 연말에는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퍼드림’ 문화행사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상인들은 퍼드림 행사에서 자발적으로 협찬한 물품으로 바자회를 개최해 마련한 수익금과 평소 시장내에서 발생하는 폐휴지를 팔아 마련한 수익금 등 상인과 직원들이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모은 정성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달할 예정이다.
경제불황으로 상인들도 힘든 시기지만 작은 정성이나마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 각지 50개 이상의 시장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오고, 시장경영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시장투어 코스에 포함되기도 하는 등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심과 화제를 뿌렸던 군산공설시장.
아직은 보완해야 할 시설상의 문제도 있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김창호 회장은 “시민들의 늘어나는 관심만큼 여러 조언에도 귀를 기울이고 미비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인들의 의식개선과 자질향상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마트형전통시장의 선진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공설시장은 내달초 설맞이 문화행사를 열어 고객들의 발길을 끌 예정이다.
김세린 기자 (violetrin@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