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군산시 착한 가격 업소 ⑧ 전주식토속해장국

문지연 기자 / 2014-03-14 10:01:23

군산에는 콩나물해장국집이 많다.

한때 콩나물국밥 거리로 유명했던 월명동 외에도 곳곳에 콩나물해장국집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가 범람하며 더 경쟁이 치열하다.

군산 시청 근처에만도 대여섯 곳이 있는데 그 중에 한 곳이 바로 전주식토속해장국이다.

개업한 지는 3년 반 밖에 되지 않았다.

역사도 짧고 대로변에 위치한 것도 아닌 골목 속에 숨어 있어 찾기도 힘들다.

“경쟁자들 속에서 살아나야지. 그게 장사의 묘미지. 근데 일확천금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이제 돈 쓸 곳도 없어. 그냥 욕심 버리고 싸게 팔면서 서로 돕고 살아야지”

지금껏 만나왔던 착한 가격 업소 대부분의 주인들이 하는 말이다.

전주식토속해장국 대표 최보순 씨도 진짜 그런 마음일까?

아욱국, 시래기국밥, 콩나물국밥, 무국이 모두 5천원이다.

지난해부터 새알팥죽과 팥칼국수도 추가했다.

“단골들만 오기 때문에 질리지 말라고 새로 추가했지. 다른 집처럼 앙금을 사서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팥을 삶아서 하기 때문에 괜찮아. 조미료도 안 넣는다면 거짓말이고 다른 데보다 적게 넣고”

양쪽 상가가 모두 폐업해 그나마 더 눈에 띄지 않으니 단골들만 오긴 할 터이다.

최 대표는 “그래도 홀이 꽉 차 손님을 더 못 받을 때도 많다”는 말을 덧붙였다.

군산으로 이사 오면서 언니와 함께 가게를 열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시작해 오로지 입소문으로만 현재까지 왔다.

매일 아침 겉저리 담고, 모든 상에 나오는 계란찜 맛도 일품이고 공기밥 추가는 몇 그릇이든 무료, 식후 커피는 싸구려 자판기가 아닌 김연아 커피믹스를 제공한다.

“예전부터 사람 좋아하고 퍼주는 것을 좋아했어. 요리해서 사람들 불러 모아 함께 먹으면서 그 사람들 보며 행복해하고 했지. 내가 만든 음식 드시러 오시는 분들한테 싸구려 커피를 대접하기는 싫더라고”

사람 좋게 생긴 인상의 주인장은 그날도 테이블에서 밥을 먹던 손님에게 새로 한 누룽지라면 한보따리 싸줬다.

진짜이긴 한가보다. 큰 욕심 없다는 그 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