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문동신 시장(가운데), 박정희 시의장(좌), 김동수 상공회의소 회장(우)이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관련 대응방안을 밝히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오는 6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을 공식화 함에 따라 군산시와 군산시의회, 상공업계 등 지역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서명운동 및 정치권 접촉 등의 활동을 해온 지금까지와 달리 앞으로는 릴레이 시위, 궐기대회 등 집단행동을 천명하고 나서 군산시와 회사 측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문동신 군산시장과 박정희 군산시의장,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은 23일 오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20일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이 군산시청을 방문해 세계적인 수주물량 감소에 따른 작업물량 소진으로 인해 오는 6월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방침을 공식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 이다.
최길선 회장은 지난 주“국내 모든 조선소가 다 어려움에 처해 있어 일감이 없는 곳은 부분적으로 쉴 수밖에 없다”며 “오는 6월 작업물량이 바닥나는 군산조선소 역시 새로운 수주물량이 들어오지 않는 한 일시적인 가동중단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공식 밝힌 상태이다.
또한, “현 조선소 시설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자회견에서 군산시 등은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경제를 전혀 감안하지 않고 경제논리에 따라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문동신 시장은 “기업운영이 어려우면 아무런 대책 없이 문을 닫고 근로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 최고의 방침이고, 세계최고의 경영을 하는 현대중공업의 기업윤리 및 가치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불만 수위를 높였다.
이어 “수 조원의 공적 자금을 쏟아 부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대우조선해양은 살리면서 앞만 보고 열심히 일하며 달려온 경쟁력 있는 군산조선소를 가동중단 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력 비판했다.
문 시장은 “앞으로 군산조선소 문제를 대권 주자들에게 요청하여 공약 채택 및 이슈화 함은 물론, 김관영 국회의원, 중앙 및 도내 국회의원, 군산시의회, 군산상공회의소, 유관기관과 합심하여 지속적으로 수주물량 배정을 요청하는 한편,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주도록 지속적으로 건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산시와 군산시의회, 군산상공회의소는 24일 범도민 서명부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전달해 전북도민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각인 시킬 계획이다.
25일에는 서울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 대로변에서 문동신 시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시의장, 상공회의소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릴레이 시위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내달 1일부터는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과 대로변에서 릴레이 1인 피켓시위와 플래카드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며, 내달 14일에는 군산 롯데마트 앞에서 범도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과 지원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사태와 관련해 20개 협력업체가 폐업하고 1,351명이 실직한 상황이며, 남아 있는 협력업체 마저도 경영난에 허덕이며 상환해야 할 자금과 부족한 일감에 의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군산시는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전라북도와 김관영 국회의원, 군산시의회, 군산상공회의소, 기관·단체, 협력업체 등과 협조하여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방문, 서명운동, 국회의장 등을 포함한 다수의 국회의원들과 문제해결을 위해 협의해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한 채 가동중단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편, 군산시 등 지역사회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으나, 현대중공업 측은 여전히 ‘군산조선소 만을 배려할 수 없다’는 불변의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지역사회 모든 대응노력이 실효성보다는 자칫 정치적 행위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