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폐쇄 위기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 신조 물량마저 특혜논란에 휩싸여온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함에 따라 향후 군산조선소 문제를 유력 대선후보들에게 어떻게 이슈화 할 지 여부가 마지막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박펀드를 통해 군산조선소 위기 탈출을 기대해온 군산 지역사회는 특정기업 만을 배려한 형평성 없는 지원정책을 보며 정부가 사실상 군산과 전북 지역경제 붕괴를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고강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상선 선박펀드, 대우조선해양 수주

군산시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 발주를 위한 건조의향서를 지난 7일 체결하고, 오는 7월 쯤 본 계약을 맺는다.

이번에 대우조선이 수주한 대형 원유운반선은 30만톤급 이상 5척으로 선가가 척당 890억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약 45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의향서에는 향후 해운업계 여건에 따라 5척을 추가 발주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특정기업에 대한 과도한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는 것.

도크가 단 한 개 뿐인 군산조선소가 수주물량 바닥으로 6월 이후 폐쇄위기로 내몰리면서 군산을 비롯한 전북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정부 선박펀드를 활용한 신규 작업물량을 군산조선소에 우선 배정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해 왔으나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상황.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이 군산시와 신뢰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지역사회 힘을 모으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군산조선소 관련 최근 일련의 위기상황이 일보의 진전도 없이 답보상태에 머무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중, 선박수주시 군산 물량배정 확약 필요

우선, 6월 가동중단 방침을 밝힌 현대중공업과 군산시의 상호 신뢰관계 복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군산을 찾아 가동중단 방침을 밝히고, 문동신 시장이 현대중공업에 대한 도덕성 문제를 제기한 이후 현재까지 양 측의 관계가 냉각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박펀드 지원을 통한 작업물량 배정 등 공동의 노력을 위해서는 향후 수주 일감을 군산조선소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현대중공업 측의 확실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군산시와 현대중공업의 책임있는 대표자들이 빠른 시일 내 자리를 함께해 그간의 감정적 태도에서 벗어나 군산조선소 해법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논의를 재개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군산상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선박펀드를 활용한 신조 작업물량이 현대중공업에 우선 배정되더라도 회사 측이 이 물량을 군산에 우선 배정하지 않을 경우 우리지역 입장에서는 실익이 없는 만큼 군산시에 대한 현대중공업 측의 신뢰할 수 있는 입장표명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며 “현대중공업 측도 대안부재 만을 내세울게 아니라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려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조선소 사태에 대한 유력 대선주자들의 관심과 대책을 이끌어 내는 것도 비상한 관심사안 이다.

군산 지역사회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각 정당 대선후보 캠프 앞에서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보다 구체적인 해법과 관심을 이끌어 낼 경우 향후 조선소 폐쇄 위기를 돌파하는데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력·행정력 시험대

이를 위해서는 군산시와 전북도의 행정력, 지역 정치권의 정치력 등이 사실상 시험대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산경실련 서지만 집행위원장은 “군산시민과 전북도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불야성 같은 조선소가 아니라 단 한 개 뿐인 도크의 마지막 불씨만이라도 살려야한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며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는 중앙무대에서 제 역할을 못한 나약한 지역 정치권의 책임이 큰 만큼 지금부터라도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닌 진정성 있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산시의회 나종성 경제건설위원장은 “군산조선소 폐쇄는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의 기반 자체를 송두리 째 흔들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군산시와 현대중공업이 신뢰를 기반으로 머리를 맞대고 상호 관계개선을 통한 진정성 있는 대화재개, 대선 이슈화 등의 이성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