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기업하기 좋은 군산을 누누이 강조하며 기업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실제 기존 입주기업들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나 기업 입장에서의 행정적 배려, 상공회의소 등의 기업지원 활동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특히 신규기업 위주의 유치활동에 전념하면서 정작 기존 군산입주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실례로 군산 경암동에서 2대에 걸쳐 50여년동안 수출용 잠자리표 가위생산에 주력해온 향토기업 동양기업은 군산지역에서 이전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3년여 동안 전전긍긍하다 최근 인근 서천군으로 회사를 이전해야만 했다.

 군산의 대표적인 수출전문 향토기업인 이 회사는 경암동 준공업지역에 위치, 어려움 없이 지역토착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3년전 군산시의 도시계획재정비 과정에서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이 이뤄지면서 증축 등의 애로사항에 직면한 것.

 회사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도시계획 변경이지만 회사측은 준공업지역이 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는 사실도 지가 결정 통지서를 받은 후 뒤늦게 알 정도로 향토기업에 대한 행정의 배려는 전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사정에 밝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동양기업은 이후 이전부지 확보를 위해 군산시와 협의를 벌여 농공단지 입주를 검토하던중 성산 단지내 부도업체 부지를 이전 적지로 판단했으나 부도업체와 연계된 권리관계 갈등을 회사측이 해결하고 입주하라는 당시 군산시 측의 어처구니 없는 권유 때문에 입주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또다른 방편으로 군장산업단지 입주를 검토했지만 공장이전에 필요한 면적은 불과 수 천평인데 반해 분양단위는 수 만평에 달해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하던중 때마침 인근 서천지역에서 조성한 평당 13만여원의 분양소식을 접하고 8000여만원의 계약금을 걸고 분양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이후에도 향토기업으로 뿌리내린 군산을 떠나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군산에서 이전부지를 물색했으나 마땅한 적지를 찾지 못했고, 계약 후 3년이내 착공하지 않으면 서천군과의 계약위반 불이익이 불가피해 어쩔 수 없이 이전절차에 착수, 이달초 회사를 준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천군은 잠자리표 가위 생산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이 회사의 이전절차를 원스톱으로 신속 처리해줌은 물론 서천군수까지 나서 준공식에 참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번 사례는 한 개의 기업이 군산을 떠났다는 단순한 사실에 그치기 보다는 군산의 열악하고 낙후된 기업여건과 기업에 대한 행정의 소극적인 배려, 기업 애로사항 해결에 적극 나서야할 유관기관의 역할 부재 등에서 비롯됐다는 게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1000만평의 공단을 보유한 군산지역이지만 50여년된 건실한 지역 향토기업은 불과 3000여평의 이전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거리다 타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게된 씁쓸한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말로만 기업하기 좋은 군산을 홍보할 게 아니라 작은 일에서부터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최우선 해결해주는 행정의 태도변화가 시급하다”며 “현재 가동중인 기업인들의 입에서 「기업하기 좋은 군산」이라는 말이 나와야 비로소 군산의 기업유치 이미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기업유치도 좋지만 기존 기업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문동신 시장의 의지가 일선 기업인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행정과 상공회의소 등의 변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