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이달 초 조기 재가동을 시작한 가운데 향후 군산에서 생산된 선박블록을 울산 본사까지 운송하는 데 지역 업체의 참여 여부가 지역사회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7년 7월 중단된 군산조선소를 5년 3개월 여 만인 이달 초부터 재가동을 시작, 연간 10만톤 이상의 사내 블록을 제작해 이르면 내년 1월께부터 해상운송을 통해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로 운송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고용부, 전북도, 군산시, 현대중공업 등은 지난 2월 상호협약을 체결하고 재가동을 위한 지원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인력양성을 비롯해 공장 시설보수 및 도장공사 등 본격 재가동 준비가 한창이다.

오는 28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주요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축하하는 공식 행사가 예정되는 등 장기간의 멈춤을 깨고 새로운 기지개를 펴는 군산조선소에 대한 지역사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사회는 이번 재가동이 비록 선박건조가 아닌 선박블록 생산이라는 점에 다소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5년 여 만에 굳게 닫힌 조선소 문이 열리는 만큼 고용창출은 물론, 가공·판넬·도장 등 10여개 사내협력사의 일감 창출 등으로 이어져 주력산업 붕괴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지역경제에 모처럼 온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르면 내년 초부터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군산에서 울산까지 해상을 통한 선박블록 운송 과정에 군산지역 업체의 참여 여부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에 따르면 군산조선소에서 생산하는 선박블록을 울산까지 해상운송에 소요되는 물류비용은 연간 10만톤 블록 생산 기준으로 약 1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전북도와 군산시가 각각 42억원 씩 60%를 지원하고, 현대중공업은 56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운송 비용의 60%를 사실상 지자체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해상운송업계는 수개월 전부터 현대중공업 측과 해상운송 입찰 참가자격 부여를 지속적으로 건의,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중공업 측에서 원하는 해상운송 장비 등의 요건을 철저히 갖추는 등 자체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 해상운송 업계는 단지 해상운송비의 60%를 도비와 시비로 지원한다고 해서 군산지역 업체의 운송 참여를 요청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역업체 자체적으로 선박블록을 안전하게 운송 할 장비와 기술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실질적으로 지역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은 물론 군산시 등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군산예부선협회 최동필 협회장은 “지역업체는 장비와 기술력이 충분함은 물론, 지역 현지에서 필요시 신속한 운송수단 동원이 가능하고, 특히 항로사정 등 해상운송 지리에 밝기 때문에 선박블록 해상운송 참여가 보장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취지를 더욱 크게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박블록 운송에 60%의 세금이 지원되고 단, 장비와 기술력 등에서 문제될 게 없다면, 가능한 지역업체의 운송참여 폭을 넓혀주는 것이 지역사회와 상생의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군산시와 전북도가 보다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지역 업계의 여론을 잘 알고 있으며, 해상운송의 특성상 가격경쟁력과 위험부담 대책 등 여러 요인이 고려될 것”이라며 “해당 사안에 대해 아직 현대중공업 측과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아닌 만큼 가능한 지역업체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물류비 지원에 대한 시의회 심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선박블록의 해상운송에 가능한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 측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여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