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만이 오랫동안 전승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훌륭한 가치를 지닌 지역의 전통문화유산들이 그동안 얼마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렸는지는 일부러 헤아리지 않아도 익히 들어 알 수 있을 것이다.


군산3.5독립만세나 옥구농민항일항쟁과 같은 우리 지역의 자랑할만한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고자 그 뜻을 기리기 위한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 몫은 어른들, 특히 사회지도층이 해야 한다.

지난 6일 옥구농민항일항쟁 87주년을 맞아 기념사업회가 기념행사 준비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지만 전체 회원 17명 중 절반도 참석하지 않았다.

불참한 사람들은 당연직도 있었으며 특히 이중 시공무원과 시의원들은 단 한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기념사업회 위원회를 구성할 때는 그 뜻에 적합하게끔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했을 것이다.

어떤 목적으로 선정이 됐고 참여하게 되었든 일단 수락한 이상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일년에 단 한 번 개최되는 운영위원회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연 진정으로 옥구농민항일항쟁에 애정을 갖고 그 역사를 기념할 만한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매년 똑같이 늘 해오던 대로 기념행사나 치르고 기념행사 날짜나 정하기 위한 위원회에 참석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것 또한 위원들의 책임이다.

문제의식을 갖고 지난 행사에 대한 꼼꼼한 모니터링과 지역민에게 더 가까워지는 기념행사가 되기 위한 내실 있는 위원회는 위원들 각자가 만들어가야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에서 이런 행사가 있을 때 어린 학생들의 참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의식을 갖고 지역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면 어른들 먼저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가져야한다.

사람들 많은 곳에서 눈도장 한 번 찍는 것보다는 훨씬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우리 시민들도 누가 진정 지역을 위한 일들을 해 나가고 있는 지 옥석을 가리는 의식이 높아졌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