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명명되고 있지만 사계절 중 가장 책을 안 읽는다는 계절이기도 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권이라도 읽어보자는 의미에서 군산시립도서관 개관에서부터 현재까지 총 5년 동안 책을 가장 많이 대출한 다독자를 선정해 그 중 두 명을 인터뷰했다.
책으로 화합하는 진채민 양 가족.
＃“책 냄새가 좋다”는 진채민 양(초등부)
2010년 1년간 대출권수가 800여권. 그래서 그해에는 군산시립도서관장상, 다음해 군산시청 시무식에서 시장상을 수상했다. 굿네이버스 주최 편지쓰기대회에서 전라북도의장상 등도 있다.
어머니 김향숙 씨가 독서로 태교를 해 배 속에서부터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는 진채민(수송초 5) 양은 “책에서는 지식도 얻을 수 있고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채민이네 집에는 채민이 방에만 약간의 책이 꽂혀 있을 뿐이었다. 채민이 부모님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집을 사 준 적이 없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을 읽을 시간을 주고 채민이가 꼭 사고 싶다는 책만을 간간히 샀다.
부모님 모두 강요하는 것을 싫어해 한 번도 공부해라 책 읽어라 말한 적이 없다. 심지어 채민이는 학원도 다니고 있지 않다. 채민이가 원하지 않아서다.
다만 책을 읽어주다 채민이보다 아버님이 먼저 잠에 드는 일은 다반사고 항상 도서관에 같이 가기 때문에 도서관 직원들이 다 알 정도로 뒷받침은 최대한 해주려 노력한다.
오히려 아버님 진상섭 씨는 “딸 덕분에 tv 안 보고 함께 공부하면서 자격증도 몇 개 땄다”고 말했다.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읽은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채민이가 주인공 스칼렛처럼 살아가는 도중 어려움을 겪어도 적극적으로 맞서는 멋진 여성으로 자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제나 책과 함께 하는 양원진 양
＃“독서로 힐링한다” 양원진 양(중등부)
2010년과 2012년 군산시립도서관 선정 초등학생부 다독상을 수상하고 2012년 군산시청 종무식에서 군산시장상도 수상했다. 학교에서 열린 시화전에서도 여러 번 수상했다. 2~3일에 한 번이나 일주일에 한 번이면 어김없이 시립도서관을 방문했다.
양원진(중앙중 2) 양의 독서습관은 아버지 양경철 씨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현재도 책을 달고 산다고 한다. 부모님은 원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꼭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줬다. 원진이가 어린 시절엔 가족동시발표회를 열기도 하고 오빠까지 가족 모두가 똑같은 책을 일고 각자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처럼 책과 친숙한 환경에서 자란 원진이는 시험기간에도, 잠깐 쉬는 시간에도 책을 집어 든다. 어머니가 “너무 많이 읽는다”며 “눈이 피곤하면 쉬어야 하는데 나 쉴게 하고는 들어가서 책을 읽고 있어요”라며 걱정할 정도다.
꿈 많은 소녀 원진이는 관심사도 다양하다. 학교에서는 바리스타부로, 전라북도학생기자단에서는 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고 군산청소년국악관현악단에서는 가야금 연주도 하고 있다.
책을 읽을 때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도 돼 좋다는 원진이는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의 ‘비밀의 화원’을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꼽았다.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며 강력추천했다.
장래희망이 기자라는 원진이, 꾸준한 독서로 날카롭고 냉철한 의식으로 훌륭한 대기자가 되길 기원해본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