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3세부터 만5세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각 시도교육청과 정부의 다툼이 첨예한 가운데 영유아 부모와 민간어린이집 등이 피해를 보고 있어 빠른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9월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 등으로 지방교육재정이 파탄 직전에 내몰렸다면서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정부가 책임질 것을 촉구하며 시작된 이 논쟁은 무상급식 등으로까지 확산돼 진행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재정확보 대책도 없이 졸속으로 누리과정을 확대하며 보건복지부에서 관할하고 지자체가 지도·감독하는 어린이집 보육료조차 교육비 특별회계에 떠넘겼다는 것.

특히 전라북도 교육청은 지난 11일 전라북도 의회에 제출한 전북교육예산안에서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액을 전액 미편성하며 강건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유아 부모들은 어린이집에 예산이 지원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 유치원으로 옮기려고 준비하는 등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이제 어린이집 적응해서 잘 다니고 있는데 지원이 안 된다면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 중”이라며 “이처럼 무책임하고 대책 없이 정책을 집행하면서 아이는 왜 나으라고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에 촉각을 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지역에서 2015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보육료로 지원돼야 할 금액은 149억원으로 이는 지난해에 비해 19억원이 증가한 금액이며 도내에서는 전주 다음으로 많다.

한 민간어린이집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어린이집은 원아 모집에 더 어려움이 많다”며 “예전에는 교사 중에서도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오히려 기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말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원장들은 이제 마음을 내려 놓고 이럴 때일수록 더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자고 말하고 있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누리과정을 똑같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어린이집이 차츰 교육부 소관이 되어야 않겠냐”고 덧붙였다.

군산시 관계자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은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 등 법적인 근거가 있기 때문에 지원이 안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다만 그 주체가 도교육청이냐 보건복지부이냐가 문제인데 부모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협의야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