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없다 들에도 산에도/마을 놀이터에도 애들이 없다/아이들이 어디 갔나? 쓰레기 강산 삼천리/아이들이 다 쓰레기로 묻혔나?
-이오덕, 아이들이 없다(2003) 중에서
올해 초 한 언론에서 ‘놀이가 밥이다’라는 기획기사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놀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요즘 아이들의 세태를 꼬집으며 아이들에게 적절하고 균등한 놀이기회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는 기사였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은 놀 시간도 장소도 부족하다. 특히 자연을 접할 기회는 더더욱 없다.
이에 최근 ‘숲과 아이들의 행복한 만남을 도와 지속가능한 교육을 구현’하자는 기치의 숲 유치원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사)한국숲유치원협회는 2010년 산림청 인가를 받은 사단법인으로 군산지구(대표 곽미자)에는 현재 새나래·세움아이·숲속·아이세상·즐거운·초록빛·푸른숲 유치원과 1.2.3·킨더가든·평화어린이집이 가입돼 있다.
이들 기관은 전체 교사가 모두 환경·대안 교육 등 숲 교육을 받고 실전 연습도 참여했다.
이중 7개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군산에서는 최초로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함께 모여 숲 활동을 실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숲으로 가자! 전북숲유치원 숲 day'라는 주제로 아이들 약 1천명이 참여해 각각 원별로 나눠 월명산 편백숲에서 숲소파도 만들고 찰흙놀이, 밧줄놀이 등을 하며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는 힘을 키우고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곽미자 (사)한국숲유치원협회 전북지회 군산지구 대표는 “아이들은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고 오직 숲에서 장난감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라며 “대신 교사 배낭에는 도감, 가위, 밧줄, 야전삽, 구급약, 톱 등이 준비되어 있죠”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고 교구나 교재가 아닌 자연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을 체득하며 건강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곽미자 대표는 “숲 체험활동을 일주일에 두 세 번 나가면서 아이들의 약 봉지가 확연히 줄었다”며 “흙을 만지고 노니까 외부로부터의 저항력도 생기고 아이들이 굉장히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계절에 따라 나뭇잎의 색이 변해가는 것도 깨달아가며 가장 기본인 자연과 함께 우리 아이들은 올바르게 성장해가는 것이다.
숲에 간다고 하면 일단 좋아하는 아이들, 숲에서도 몰입도가 최고다.
개미 관찰, 나무 소리 들어보기 등 그날그날 주제를 정해 아이들과 숲에서 놀다보면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다.
앞으로 (사)한국숲유치원협회 군산지구는 학부모교육 등을 통해 가정에서도 숲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가정에서든 기관에서든 아이와 어른이 함께 자연 만물의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공경할 수 있는, 아니 적어도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그래서 영혼이 건강하고 마음이 평안할 수 있는 모습이 실현될 수 있길 (사)한국숲유치원협회 군산지구에 기대해본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