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쉬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수업을 시작했는데도 투덜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한동안 계속 된다.
급기야 의자가 뒤로 나가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아이(A)가 문을 박차고 “안한다”며 나가버린다.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 아이다. 뒤따라간 강사가 붙들고 설득해봤지만 통하지 않았다.
지난 9월부터 매주 월요일 군산남중학교 교육복지실에서는 ‘우당탕탕 무지개들의 꿈여행’ 수업이 펼쳐지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해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을 펼치는 ‘즐거운 학교, 행복한 아이’ 사업의 일환으로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고 군산의 대표 교육극단 ‘마중(대표 추미경)’이 진행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중2학생들, 그것도 학교 적응을 힘들어하는 아이들 10명과 함께 연극과 애니메이션 강사 네 명이 나서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공감하는 마음을 연극과 애니로 풀어가고 있다.
지난해에 이미 한 차례 진행이 됐었으며 학생들은 공부나 학교생활에서나 긍정적인 의욕을 가졌고 자존감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
수업 시작은 항상 소란스럽고 산만하지만 수업이 끝날 무렵에는 초집중하는 아이들, 투덜투덜하고 입에서 거친 말을 쏟아내지만 그 튕김이 매력인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4개월 동안 함께 체육대회도 갖고 인형도 직접 제작했으며, 자신만의 인생연대표도 만들고 파티도 연다.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인형극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그 경험이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수업이 추구하는 바다.
추미경 마중 대표는 “아이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찾아주려 하고 있다”며 “문화예술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와 마음이 위로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한 아이가 손을 들고 묻는다.
“선생님 A는 이제 안 하나요?”, “최대한 설득해봐야지. 아마 할거야. 선생님은 그렇게 믿는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