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일제강점기의 고문시설 전시품 |
옛 월명동사무소 앞 100여년 된 일본식 주택을 매입 해 리모델링한 항쟁관이 개관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체험시설이기보다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관광시설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항쟁관은 총 2층 건물로 1층에는 군산 지역의 항쟁 운동 역사를 적어 놓은 글과 전국적으로 유명한 항쟁 관련 사진, 독립기념사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2층은 일제 강점기 당시 고문체험 시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군산은 1919년 서울에서 3.1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나흘 뒤 한강이남에서 최초로 항일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으며 다른 어느 곳보다 수탈의 흔적이 많이 존재하는 곳으로 이 과정에서 우리 선조들 역시 많은 아픔을 겪으며 항쟁해 온 기록들이 남아 있다.
항쟁관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테마로 구성하려는 노력은 보였으나 연면적이 56.17㎡(약 17평)로 건물 자체가 워낙 좁아 서너명만 들어차도 공간이 꽉 찰뿐 아니라 전시물 또한 빈약해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군산시의 항쟁사를 장소별로 구분해 적어 놓은 전시물은 너무 빽빽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다 읽기 보다는 제목과 사진만 휙 둘러보고 스쳐 지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관광객들은 그나마 생생하게 표현된 고문장면 재현 조형물, 고문체험 등을 통해 선조들의 아픔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군산만의 특화된 항쟁 역사 알리기 위해 조성된 항쟁관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2층의 고문체험시설 또한 체험방법 등의 안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체험은 단순히 시설을 이용해보는 것보다는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풍부한 이해를 통하면 더 공감할 수 있고 기억에 오래 남게 되는데 이런 것들 없이 단순히 고문시설만 있어 잠깐 지나가는 시설로 각인될 수 있다는 것.
군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문화해설사 등을 배치해 관광객들에게 문화해설을 곁들이는 방안 등 공간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에 있다”고 말했다.
좁은 공간이지만 많은 예산이 소요됐을 뿐 아니라 군산의 항쟁 역사를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좀 더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