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이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위한 후미등 달아주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생각 나면 바로 행동하라, Just Do It!”
겹겹이 쌓인 박스들 너머로 양 팔 가득 핏줄이 선 채로, 그나마 약한 다리에 힘을 주며 리어카를 끌고 가는 노인들을 보고 누구나 측은한 마음은 들었으리라.
하지만 그 뿐,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간다면 뒤를 밀어드린다거나 대신 끌어주는 정도일 것이다.
여기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설혹 생각했다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것들을 이뤄낸 고등학생들이 있으니 바로 중앙고 자율동아리 ‘샤인 더 월드(Shine The World)’의 다섯 친구들이다.
이 아이들은 현재 방학기간을 이용해 'ㄹi어카'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어둡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활동하시는 어르신들의 교통사고 위험을 덜어주고자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리어카에 후미등을 무료로 설치해 주는 것이 주 내용이다.
실제로 회원 양태양(2년) 군은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끌던 노인의 사고를 목격한 바 있으며 외국의 노년과 우리나라의 노년을 비교해보고 그 차이를 안타까워하다 이번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냈다.
이후 일주일에 네 다섯번씩 만나 10시간이고 12시간이고 시제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고물상에 가서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보며 자문을 구했고 이왕이면 저렴하면서도 오래도록 쓸 수 있도록 태양광 LED 등에 방수제품으로 준비했다.
사포로 갈고 납땜도 하고 에폭시에 실리콘까지 다루며 장도리와 망치로 내려쳐도 부셔지지 않는 충격테스트까지 완료했다.
인터넷에 올린 이들의 제작 동영상을 보고 동서울대학교 김준호 교수가 직접 연락을 해 와 소셜 펀딩을 연결해주며 사회적 기업의 후원도 받게 되었다.
학생들이라 기특하게 생각해줬는지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젝트로 일주일만에 80여 만원의 기부금을 받기도 했다.
더욱 소중한 돈이기에 부품 등 구매시에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썼고 국내에서 비싼 부품은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하며 제작비를 줄였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회원들 간에 의견대립도 있었고 부모님의 걱정을 듣기도 했지만 “원래 이런 일은 젊음이라는 특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서로를 다독이며 제품 완성에 매진했다.
이정우(2년) 군은 “사회구성원으로서 학생인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해봤을 때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밝게 비출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공학의 혜택은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누릴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어르신들게 등을 달아주는 것을 상상하며 스스로를 뿌듯해했다.
자신이 지닌 재능을 활용해 사회적 그늘을 돌아볼 줄 알고 한발 더 나아가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자 하는 ‘Shine The World’의 빛줄기가 멀리 그리고 깊이 퍼져 나가길 기대해본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