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재정지원재한대학에 선정됐던 서해대가 1년간 각고의 노력을 펼쳐 내년에는 재정지원대학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교육부의 2015 대학구조평가 결과를 기다리던 지난 20일 뜻밖의 비보가 들려왔다.

바로 이중학 이사장의 학교법인자금 70억원의 횡령 의혹이 터진 것이다.

이 이사장이 A 건설사 대표 최 모씨와 함께 수도권의 모 건축사업을 진행하면서 서해대 법인계좌 예금을 담보로 무기명채권인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했다는 것.

이후 사업이 어려워져 CD 회수가 불가능해지자 올해 1월 채권자들이 무기명채권을 행사해 학교법인계좌에서 돈을 빼갔고 이 이사장은 2월 교육부 감사 시작 전 돈을 빌려 법인계좌에 채워 넣었지만 현재는 거의 탕진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됐다.

이에 검찰은 최 모씨를 전주지검에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법인계좌의 돈을 사용하게 된 경위와 과정 등을 강도 높게 조사했다.

또한 이 이사장과 황진택 총장에 대한 출금금지를 신청하고 26일에는 서해대와 이중학 이사장의 자택 및 개인사무실에도 수사관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했다.

일부에서는 수익금 재산 통장의 출납에 관해 학교 고위 관계자들이 연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해대는 대책 마련을 위한 비대위를 구성하는 한편 이사장 개인의 비리로 선을 그으며 수사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해대 관계자는 “수익금 통장은 이사장님이 직접 관리하고  이자로 법인실 등 운영비를 충당하는 데 이자가 매번 빠진 적이 없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며 “갑자기 압수수색이 진행돼 경황이 하나도 없으며 이사장 본인이 문제가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의견을 밝힌 만큼 수사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오랜 임시이사 체제에서 벗어나 독자운영을 시작한 서해대의 정상화를 바랐던 시민들로써는 또 다시 불거진 비리의혹에 “해도 너무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침 많았던 서해대학

서해대는 1973년 재단법인 미국남장로교한국선교회유지재단으로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군산노회가 증여받은 재산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유지재단의 보조금 등을 명의신탁받았던 학교법인 호남기독학원에서 설립했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전북 최초의 전문대학으로 79년 군산전문대학에서 군산실업전문대학으로 승격되었으며 98년 현재의 서해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이후 2001년 호남기독학원에서 분리해 대한예수교장로회 군산노회 소속 군산기독학원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그러나 2009년 학교법인 군산기독학원에서 법인설립 허가조건인 미출연 수익용 기본재산 66억 4200여만원을 확보하지 않고 개방형 이사선임을 위한 정관개정을 미이행했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이사 10명의 승인을 취소한데 이어 임시 이사진을 파견했다. 

또한 정부의 재정지원제한 대학 포함과 임시이사회와 총장과의 갈등 등으로 대학 운영이 비정상적으로 이어져 왔고 교수채용비리의혹으로 총장이 실형을 받는 등 끊임 없이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다 2013년 재단이사회에서 제3운영자로 (주)유신을 선정한 후 지난해 드디어 임시이사제에서 벗어나 독자운영의 길을 겪으며 학교 정상화에 나섰다.

이처럼 서해대학이 겪은 많은 혼란과 논란의 중심에는 군산노회가 군산노회와 익산노회로 분리되면서 야기된 양 측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제3운영자가 선정되고 이중학 이사장이 선출되는 과정에서도 군산노회 측에서 금품을 수수했다며 익산노회를 고발하기도 했으며 지난 24일 익산노회 일부 회원들이 이중학 이사장에게 경영권을 양도할 때 협약서가 위조되고 교육부와 일부 회원에게 금품 로비가 있었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해대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의 금품 수수 등에 관한 문제는 무혐의로 결론난 것으로 안다”며 “노회 측에서 선교자금을 지급해주기를 요구하며 계속해서 진정을 넣고 있다”고 전했다.

한 교육계 원로는 “계속되는 서해대의 불법과 파행운영에 시민들은 차라리 대학을 없애자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교육계가 그것도 누구보다 깨끗해야 할 종교계까지 이렇게 매번 논란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모두가 깊이 반성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뿌리를 도려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