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희의 群山 야생화산책: ④각시수련

오후2시 전후 꽃 피우는 '샘물의 여신'

군산미래신문 / 2015-09-30 09:11:12

우리지역에서 자생하는 멸종위기종인 법적보호종이다.

각시수련은 연꽃은 시들고 연실이 익어 고개를 숙이는 6월부터 시작해 늦은 9월말까지 녹색의 4장 꽃받침으로 흰색 꽃을 받치며 피운다.

수련속(屬)인 각시수련은 수련과 거의 비슷하지만 수련에 비해 꽃잎 수가 적고, 잎이 말밥굽 모양으로 갈라짐이 수련보다 깊으며 끝은 둔하다.

필자가 올해 7월경 모 습지에서 처음 발견해 얼마 전 언론에서도 유명세를 치렀던 각시수련은 멸종위기에 처할 만큼 개체수가 워낙 적어 보기 힘들지만 이후에도 옥구읍, 회현면 등의 저수지 2곳에서도 자생지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밤이 되면 물밑으로 내려가 잠을 자고 오후 2시 전후에 기지개를 피기 때문에 꽃피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 오전에 자생지를 방문했다간 헛걸음치기 일쑤다.

우리도 각시수련처럼 늦게까지 잠을 잘 수 있으면서도 사랑스러운 요정처럼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현대사회의 경쟁구도에 지나치게 몰입된 나머지 다른 가치가 매몰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학명은 Nymphaea minima이며 Nymphaea는 물의요정, minima는 최소라는 의미로 꽃의 크기가 4cm가량에 불과해 애기수련이라고도 불린다.

그리스 신화에 물의요정 세 자매 중 셋째에게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느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신과 부모님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대답해 파도가 치지 않는 잔잔하고 맑은 샘물의 여신이 되도록 해주었는데 그 샘물의 여신이 바로 수련이다.

수련속은 세계에 약 50종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수련, 각시수련 이렇게 2종이 분포하고 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