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동의 사가와 가옥 앞에 시간여행축제를 대비해 군산시가 가옥의 역사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세웠다. 잔존하는 근대건축물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이야기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제의 잔재로 인식되어오던 근대문화유산을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군산시가 이제는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체험과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근대문화유산에서 인증샷을 찍고 유명하다는 맛집을 들르는, 휙 둘러보고 끝나는 관광이 아닌 다양한 체험과 교육을 통해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관광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
실례로 올해 한 대학에서 실시한 원도심 관광객 조사에서 근대문화도시에서 머무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7.7%가 3시간 이내, 42.3%가 3~6시간 이내로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0%가 6시간 이내로 체류하는 것이다.
체류기간 연장이 관광활성화와 지역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 체류기간 연장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체험시설 확충과 근대건축물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정립해 스토리텔링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 간과되었던 근대건축물에 대한 건축학적 가치를 찾아내 정립하고 이것을 관광객들에게 알리고 체득하게 하는 일은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히로쓰 가옥이나 동국사, 이영춘 가옥 등을 관람하면서 그들이 지닌 건축적이나 역사적인 가치를 체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군산대 송석기 교수는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관람객에게 개방되는 역사가옥들이 가옥에 대한 간략한 안내판 정도의 수준에서 제한된 정보만이 전달될 뿐이며 역사가옥이 갖고 있는 가옥 자체에서의 의미 있는 부분들이 간과되기 쉽다”며 “역사가옥 자체의 가치와 그 가옥에서 누적되었던 삶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피상적인 수준의 관람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원도심활성화 조례로 지정된 근대건축물 172건이 현재는 140여 건 정도로 줄었다.
또한 원도심 일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에는 근대건축물 보전·정비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근대건축물을 건축물의 가치와 특성에 따라 4등급으로 구분해 지원하고 관리한다는 것으로 기록화 사업이 진행된다는 의미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다만 단지 그것에 그치지 않고 가치와 특성을 찾아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스토리텔링화한 후 적합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의 몇몇 거점 위주로 차를 타고 이동하며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는데 그치는 관광에서 벗어나 더 풍부한 관광 프로그램과 함께 효과적으로 군산이라는 도시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원도심에 근대역사경관조성사업이 계획될 당시 일해옥 권역 내에 전시와 체험시설이 계획되었으나 사업이 마무리된 현재 연면적 56.17㎡에 불과한 초라한 ‘항쟁관’만이 지어졌을 뿐이다.
옛 시청사 부지를 문화체험거점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 등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역시 계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이 뒷받침돼 반쪽짜리 근대역사지구로 남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