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가 열린 후로 지자체간 각종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명 인사의 출생지 주장부터 관할권, 광역 단위 시설물 설치 문제 등등 선점을 위한 경쟁은 가끔 도를 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최근 군산 오식도초등학교의 새만금초등학교로의 교명 변경을 두고 김제시에서 딴지를 건 것과 관련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김제시는 새만금의 어원이 김제에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새만금 관할 문제로 대법원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정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새만금’이라는 단어는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를 합한 금만을 거꾸로 한 ‘만금’에 새롭다는 뜻의 ‘새’를 붙인 신조어로 김제시의 말대로 어원만이 김제에 있을 뿐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일원에 조성된 4만100ha의 간척지를 일컫는다.
지역 주민들은 “어원을 근거로 군산에 ‘새만금초등학교’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초등학교 이름을 새만금으로 지었다고 해서 현재 진행중인 소송에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높다.
오식도초등학교 측에서는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주민이 의견을 모아 ‘새만금’이라는 단어가 지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과 ‘무한한 가능성’ 등의 상징성에 주목해 교명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지난 6월부터 진행된 교명 변경 절차는 ‘전북 도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 개정안’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청 승인에 이어 도의회 심의, 입법예고 등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로 도교육청 역시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된 뒤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에 검토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교육관계자는 “관할 다툼을 빌미로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비전과 가치를 심어주고자 한 교육적 행위에 대해 문제 삼는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단어의 어원을 갖고 점유권을 주장한다면 꽤 많은 명칭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