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초 군산의 제반사항이 기록된 군산부사, 국역작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높다.

군산부사는 1935년 군산부에서 발간한 책으로 1899년 개항 이후부터 1934년까지의 군산의 역사를 총 39장, 356 쪽에 걸쳐 일문으로 기록해 놓은 향토지이다.

교육부가 전국의 향토문화자료를 총체적으로 수집분석해 디지털화한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군산부사’에는 군산이 조그마한 촌에서 거대한 항구 도시로 바뀌게 되는 과정이 기록되었으며, 개항 당시와 1900년 이후 증가하는 일본인의 수와 출신 지역 등이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되었다는 기술이 있다.

특히 군산에 설치된 의료 기관, 경찰서 등 제반 시설의 연혁과 규모가 함께 실려 있어 지방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며, 군산항의 수출입 규모와 액수, 수출입 물품 목록 등이 1899년에서 1934년까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일제의 수탈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가 된다는 내용도 서술되어 있다.

이처럼 광복 이전의 군산 지역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근대 군산 연구의 귀중한 기본 자료가 여전히 국역으로 번역되지 못한 채 일부 전문가들만이 자체 번역을 해 발췌를 하거나 활용하는 상황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부사는 일본인들의 관점에서 서술된 것이지만 간주나 해석 등을 통해 충분히 이에 대한 해명과 함께 객관적인 해석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더군다나 군산시는 산재한 근대유산을 복원해 관광자원화하고 있으며 당시의 시대상황을 콘텐츠로 앞으로 더 많은 관광자원을 발굴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면서도 정작 당시 향토사 연구의 기본이 되는 군산부사의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번역 작업을 미루고 있다.

이미 일제강점기 부가 설치되어 있던 경성, 인천, 전주, 목포 등 군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한글번역을 마치고 국역본을 출간한 바 있다.

한 역사전문가는 “학생들이나 일반 시민들도 쉽게 당시 시대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하루빨리 국역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소프트웨어를 튼튼히 다진 후에 하드웨어가 복원되면 차후에 수정할 일이 적고 잘못된 복원으로 비웃음을 살 일이 없는데 군산시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몇 년 전에 군산대와 함께 국비공모를 통해 번역작업을 하려고 했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중도에 그만둔 뒤로 진행을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