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솔초등학교(교장 심광수) 4학년 3반 아이들 30명이 어린이시집 ‘시똥누기(詩와에세이)’를 출간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3월 학급의 담임을 맡은 송숙 교사가 학기 초 학생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방과 후 칠판에 동시를 한 편 써 놓고 퇴근하면서 시와의 만남을 시작한 아이들, 그렇게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시를 들려주기를 몇 번, 어느 날 놀랍게도 한 남학생이 일기장에 시를 써왔고 이를 계기로 반 아이들 모두가 생활 가운데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학기 말까지 아이들은 6편, 5편 등 시를 지었고 이중 엄선된 114편의 시와 아이들이 직접 그린 삽화까지 담아 시집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동심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어린이시집 '시똥누기'
시집에는 이산하·김용택 시인의 약평과 정형일 아동문학작가의 추천사도 실렸다.
이산하 시인은 “송숙 선생님은 동시의 상상력을 통해 아이들의 겨드랑이에서 날개를 돋게 하고 날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고 김용택 시인은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는 어린이들의 꾸밈없는 시 쓰기는 결국 마음 살리기”라고 전했으며, 정형일 작가는 “어린시인들의 향기로운 시똥내음을 맡는 동안 내내 행복했고 똥구멍을 꿰매어버린 채 육식공룡처럼 먹어대기만 하는 삭막한 요즘 세상에 이 시집이 작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담임 송숙 교사는 “어린이들이 모두 시인이고 화가인 것을 새삼 발견한 것이 매우 기쁘고 보람되며 이번 어린이시집 ‘시똥누기’의 발간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모든 어린이들이 다투어 시똥을 누어 우리나라가 들꽃이 만발한 들녘처럼 향기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집 출간을 기념해 오는 7일 푸른솔초등학교 4학년 3반 교실에서 아이들의 시낭송, 장기자랑, 바리톤 최상균 축하공연 등이 함께 하는 출판기념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