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담긴 짧은 시로 회고사를 대신해 시선을 모은 군산고 송일섭 교장
졸업식에서 흔히 등장하는 학교장 회고사, 축사를 시로 대신하며 참석자들에게 짧으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긴 학교가 있어서 화제다.
지난 8일 열린 군산고등학교 졸업식장은 최근 여러 졸업식에서처럼 학생들의 장기자랑, 졸업장 수여, 상장 시장이 이어졌다.
다만 이 의식은 10분 만에 끝났고 이어 회고사를 하기 위해 등장한 송일섭 교장은 각종 훈계와 당부 등이 담긴 연설이 아닌 짧은 시를 낭송하기 시작했다.
「(생략) 희망한다는 것은/참고, 참고/오래오래/ 기다리는 것이야//여리기 만한 너의 마음/그 순한 속살이/세상사/날카로운 가시에/거듭 찔리울지라도 //마침내 이 세상을 살다간/열매 하나/ 오롯이 맺기 위해선//그래,/울고 싶을 때도 웃는 것이야/어제도 내일도 아닌/오늘을 신나게 사는 것이야」
홍수희 시인의 ‘희망엽서’라는 시로 짧지만 시낭송가이기도 한 송일섭 교장의 함축적 의미를 잘 살린 낭송에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등장한 선배인 황현택 아동문학가도 「(생략)후배들의 책 읽는 소리/운동자에서 터지는 젊음의 함성/유리창에 내리는 따스한 햇볕/파마산 기슭 새소리/물소리/풀 섶의 벌레 소리까지 사랑한다//아자! 아자! 90회 동창이 세워 놓은/ 금자탑을 향하여 나가자!!」라는 1분 30초 짜리 짧은 자작시 겸 슬로건을 외쳤다.
황현택 아동문학가는 “무엇보다 인성교육을 중요시하는 교장선생님과 교직원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올해 서울대, 연고대 등 우수대학에 입학생을 냈다는 소식에 자랑스러웠는데 이렇게 졸업식장에서도 인성교육, 인문학에 기초를 둔 산교육을 직접 보게 되니 동문으로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