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문인협회 지부장 연임을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이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역의 문화예술 분야의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나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한참 먼 것으로 이제는 현 집행부와 이에 반대하는 회원들 모두 한 발씩 물러나 상생안을 도출하기 위한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산은 1948년 군산문학인협회과 토요동인회 결성 등으로 전주, 익산 문인들이 군산에서 활동하고 가람 이병기, 신석정, 김수영 등의 시문학 강연회가 진행될 정도로 전북 문학의 메카로서 명성을 날렸다.

특히 채만식, 고은, 이근영 등 한국 문학 역사에 길이 남을 문인들을 배출하며 단단히 토양을 다져온 군산 문학이 더 이상 진흙탕 싸움으로 근간까지 위협받아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지부장 선출 방식, 정관 개정 절차의 투명성, 회원 자격 시비 등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

현 집행부는 투표선거로 인해 회원들의 갈등이 야기되었다며 회원 추천을 받아 원로회의에서 지부장을 추대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반대 측에서는 오히려 원로회의 추대 방식이 자기 사람만 챙기며 분열을 조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원 자격에 대해서는 현 집행부는 의무인 회비 미납자와 완납자라도 최근 2년 동안 2/3이상 회의 불참자를 제명할 수 있다는 조항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반대 측은 일관적이지 못한 적용과 제명 미통보 혹은 소명절차 없는 제명 등의 부당성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2013년 9월 제8차·2015년 제9차 정관변경의 근거와 정관변경을 위한 총회소집공문, 회의록 등 변경 후의 사후 조처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다.

아울러 시비를 가려 중재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던 한국문인협회도 이의제기에 대해 현 지부장의 석명서만 이의제기자에게 보냈을 뿐 상황조사나 지부장 인준 승낙에 대한 어떠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에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군산문협의 정관에 따르면 군산문협의 목적은 문학의 향상발전과 회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 작가의 권익 옹호와 지방문학 육성이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선거로 분열이 일어나 선출방식을 바꿨지만 바뀐 방식대로 해도 계속 분열이 발생한다면 이는 방식이나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의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좋겠다며 진정으로 문협을 사랑하고 문협의 역사를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자신들의 주장만이 옳다는 생각을 먼저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한 치의 양보 없이 끝까지 간다면 양측 모두 정당성도 명분도 잃게 될 것이다.

이제는 양 측이 서로 하나씩 양보하며 화합하는 모습을 후배들이나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무조건 덮기 보다는 갈등이 표면화된 만큼 이 갈등을 잘 해결하고 한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군산문협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다.

회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 없이는 문학 향상발전도 지방문학의 육성도 이뤄낼 수 없다는 것, 이것이 바로 정의이고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