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철 作 작업 2013.03.16 째보선창에서(왼쪽), 라이딩5 2016.06.12 금강하구(오른쪽)
2005년 처음 dslr카메라를 사서, 온라인 동호회에 가입해 독학으로 사진기법을 배우며 10년이 넘도록 사진을 즐겨 찍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 중 70%는 군산 내항 사진이다.
6시에 병원 문을 일단 열고 진료를 시작하는 8시 30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내항으로 가 사진을 찍은 것.
그렇게 찍은 내항 사진 중 선정된 30점이 군산예술의전당 제1전시실에서 선을 보였다. 2015년 4월에 이어 ‘내항길 따라-slowly’ 두 번째 사진전이다.
사진작가는 배현철(55) 씨, 19년째 소룡의원 원장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배현철 사진작가
사진, 그리고 내항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길래 “멀리 놀러가서도 항상 머리 속에 내항이 있어서 빨리 군산에 돌아오는 면이 있다.”고 말하는 걸까?
“일단 가깝고 사진이라는 게 쉽게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내항은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 왔던 곳입니다”
정읍 산내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배 원장은 군산이 집인 담임 교사의 영향으로 군산으로 수학여행을 왔고 내항에서 생전 처음 배를 보았다. 내항에서 바라본 장항제철소는 물론 군산의 신발공장, 합판공장, 극장 등이 강한 인상으로 가슴에 새겨졌던 가 보다.
“내항은 새벽이 가장 좋아요. 새벽에는 바람이 적어 파도가 잔잔하고 바닷물이 빠져 나간 자리에 빛이 들어올 때 정말 아름답죠. 또 지역의 역사도 담겨 있고 삶도 담겨 있잖아요. 바다도 있고”
수련의 시절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가면서 수련의 한 달 급여를 다 털어 처음 카메라를 샀지만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05년부터다.
“사진은 일단 재밌어요. 아주 푹 빠져 들기 쉽죠. 사진 찍으러 다니다 보면 좋은 공기도 마시고 운동도 되고 이만한 취미도 없는 것 같아요.”
다음 생에 혹시 다시 태어나게 되면 전업사진작가와 의사 중 어느 쪽을 택하고 싶냐는 질문에 선뜻 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뭐 굳이 대답이 필요하랴.
다만 얼마 전만 해도 내항에 거의 갔었는데 너무 오래 가다보니까 맨날 똑같은 풍경이 많아 사진을 찍지 않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일이 잦아졌다는 게 더 큰 문제일 수도….
사진전을 찾은 관람객들의 "다른 곳에서도 전시를 해서 더 많은 시민들이 사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당부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