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졸업 이후 꾸준한 만남을 통해 사제간의 깊은 정을 나누고 있는 전고 44회 3-3반 학생들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는 스승이라는 단어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일부 학부모의 극단적 이기주의는 스승의 날을 맞아 담임 선생님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드릴 수 없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고 스스로 권위를 추락시키는 교사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50년을 사제지정으로 인연을 이어오며 서로를 애틋하게 살펴 귀감이 되는 이들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50년 전 전주고등학교 3학년 3반 제자 12명이 한연종 전 군산대 총장 당시 수학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동군산병원을 방문했다.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는 반창회 겸 스승님 병문안 자리로 마련된 이날 69세의 제자들은 85세 된 노 스승의 쾌차를 기원하며 담소를 나눴다.
서울에서 온 임병곤·이형래, 광주에서 온 박석곤·문영곤, 대전에서 온 이강승·홍창극·이승재, 전주에서 온 한상룡·임이환·안한권·백길수·김영선(전 군산수협 상무) 등 전국에서 스승을 뵙고자 찾아온 제자들은 지난 시절을 추억하며 자애로 옳은 가르침을 전해주시던 스승께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또한 자리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박재영, 이한수, 채규만(미국), 라종윤, 최명의, 이복동, 이종명, 육기주, 김황곤, 정헌균, 조성룡, 박창수, 송완식(전 군산경찰서 서장) 씨 등은 스승님께 감사의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고3 당시 반장으로 매년 스승님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임병곤(전 군산세무서 서장) 씨는 “지금까지 선생님을 모시고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쁜 일”이라며 “저희들에게 항상 바른 인성을 길러주시고자 하셨던 스승의 모습을 항상 가슴 속에 새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스승을 존경하고 가르침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실천할 수 있는 모습이 그리운 이 때, 참으로 귀감이 되는 소식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