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로 구성된 군산시간여행축제플래시몹단이 지난 19일 서울에서 시간여행축제를 홍보하는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있다.

◆더욱 성공적인 축제로  도약 과제

지역 축제의 기획 의도는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해 자긍심을 고취하고,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군산의 대표축제 시간여행축제도 마찬가지, 근대 역사에 있어 군산은 일제에 의한 수탈과 이에 항거하는 저항이 공존했던 곳으로 잘 보존된 근대문화유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자 이를 이용한 축제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대개의 지자체 축제는 시작 후 3년 정도이면 과도기를 거치며 5년 정도이면 정착기 혹은 안정기에 든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시간여행축제는 어떨까?

군산시가 밝힌 시간여행축제의 목표는 근대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정립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체험형, 교육적 가치가 있는 축제로 정착해나가는 것이다.

현재 군산에는 일제강점기 저항에 대한 역사적 사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옥구농민항쟁에 대한 자료는 물론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에 대한 조명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축제는 수탈과 항거보다는 개항 이후 유입된 근대 문물에 치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내외적으로 시간여행축제에 대한 소개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근대역사를 체험하고 수탈의 역사 속에서 항거했을 민족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축제가 아닌 ‘조선 말부터 한국전쟁 이전의 근대 시기 문화와 그 시절 추억을 돌이킬 수 있는’ 축제라는 소개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지금까지 네 번에 걸친 축제에서는 시민들이 축제의 주체가 되어 참여할 기회는 턱없이 적었다. 몇 개 부스를 운영하거나 몇몇 공예인들이 프리마켓에 참여하는 정도였다.

원도심의 한 문화기획가는 “예로부터 축제는 한 해의 결실을 축하하고 이를 함께 즐기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한 해 농사를 다 마치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앉아 서로의 수확물을 나눠 먹고 즐기듯 한 해 동안 생업의 전선에서 학업 활동에서 고생하고 성과를 낸 시민들이 서로를 위안하는 자리로 마련되어야 한다”며 “관내 각 단체(예술·체육·봉사 등)나 학교, 농어민들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한 해의 활동을 선보이는 자리로는 시간여행축제 퍼레이드가 제격으로 예를 들어 각 학교에서 올해의 활동경력이나, 보리농가들이 찹쌀보리나 보리를 통해 가공한 빵 등을 들고 거리행진에 참여하는 것 등이다”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시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수익창출이 동반되어야 한다.

5년째 시간여행축제는 여전히 시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수익형 프로그램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시간여행축제라면 월명동 주민과 일부 관광객들을 위한 축제라며 외면하는 시민들을 껴안기 위한 깊은 고민이 아쉬운 대목으로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마무리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시가 시간여행축제의 성공을 위해서 시민들의 자원이나 지적재산 등을 합당한 대가 없이 무료로만 활용하려한다는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예술 공연과 달리 축제에서는 무대 중심의 콘텐츠보다는 직접 참여해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처음에는 경관과 특산물 등에 흥미를 느껴 축제에 참가하지만 재방문할 때는 이보다는 프로그램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 대표적인 지역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는 이처럼 공연보다는 넓은 축제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거리가 관광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며 전국 대표 축제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올해 시간여행축제에는 체험 프로그램이 예전보다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대 중심의 콘텐츠가 많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공적으로 치른 군산야행과의 차별이 없다는 지적도 크다. 문화재 해설 프로그램이나 야간 7시까지 행사 시간 연장 등은 도대체 시간여행축제가 야행과 똑같은 데 왜 치르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 예술인은 “아무리 추진하는 부서가 다르기는 하지만 두 행사가 분명 차별성을 갖고 가야지 비슷하게 가다보면 나중에는 서로에게 감점 요인이 돼 둘 다 식상해지게 된다”며 “시간여행축제가 정체성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으니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군산야행과 시간여행축제가 같은 공간에서 치러지면서 차별성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군산야행보다는 시간여행축제가 먼저 치러졌고 군산에 근대 관련 문화재만 있는 것도 아니어서 군산야행이 장소를 옮겨 지역의 다른 문화재들을 조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시간여행축제는 지금까지의 시간여행축제를 충분히 모니터링해 유료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시간여행화폐, 시민참여 프로그램 '군산 늬우스' 등 예년보다 훨씬 충실하고 짜임새 있게 준비했다”며 “올해 초부터 열심히 준비한 만큼 10여 일 남은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축제추진위원회가 일찍이 구성돼 꾸준히 회의를 거치며 축제를 준비해 왔으며 축제의 프로그램 일부를 맡기도 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군산시는 앞으로 축제추진위 등 민간부분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곳곳에서 가을 축제들이 경쟁을 벌이는 속에서 올해 시간여행축제가 어떤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남길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