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산 꽃달메산에 위치한 구한말 대학자 연재 송병선 선생의 묘가 국립현충원으로 옮겨질 위기에 처하자 지역사회가 발을 벗고 나섰다.
최근 연재 송병선 선생의 후손들이 묘지 관리의 어려움을 들어 국립현충원으로의 이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지역에서는 군산시와 서부보훈청에 알려 묘지 제초 등 관리와 임피역에 안내판을 제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군산시에서는 송병선 선생의 묘와 이 곳으로부터 300여 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문형모 의병장의 묘를 안내하는 간판을 올해 안으로 임피역에 제작 부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서부보훈지청에서도 앞으로 예산을 편성해 풀 베기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군장대 최규홍 석좌교수는 “지역에 대학자이자 애국지사인 송병선 선생의 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훌륭한 문화자원이 될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며 “ 임피향토사문화전에 방문했던 송병선 선생의 후손이 묘를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와 깜짝 놀라 우선 만류했다”고 말했다.
연재 송병선 선생은 우암 송시열의 9대손으로 학문이 높아 경학으로 천거된 것을 시작으로 총 23회에 이르는 관직을 제수받았으나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10조봉사를 고종에게 올리는 등 을사조약 반대 투쟁을 계속하다가 국권을 강탈당한 데 대한 통분으로 세 차례에 걸쳐 다량의 독약을 마시고 자결했다.
본래 대전에서 나고 자란 연재 선생의 무덤이 임피에 있게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연재 선생은 31세(1867년)부터 임피, 무주 등 호남지역과 영남지역을 순회하며 강회를 시작했다. 특히 1891년에는 임피현에서 임피 향악을 통해 지역사회의 결집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연재 선생 문하생들이 성산 고봉산에 낙영당과 부양루를 세우자, 1900년을 전후해 연재 선생은 고봉산에 은거하며 강학을 펼쳤으며 기록에 의하면 1901년에는 전국백일장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지역과 인연을 맺은 연재 선생은 명당 자리를 직접 알아봤고, 22세(1858년)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 정부인 완산 이씨의 무덤을 먼저 쓴 후 그 옆에 묻히셨다.
이 고장에서 후진 양성에 막대한 업적을 쌓은 연재 선생, 그가 남긴 여러 업적을 역사적으로 고증하고 군산의병기념관 조성 등을 통해 군산 동부 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알리는 사업들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