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기간,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에 감히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북(book)캉스’가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 비교적 편안한 자리,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서점 나들이나 도서관에서 그동안 읽기를 미뤄왔던 책들을 빌려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즐겨도 괜찮다.

특히 올해는 우리 지역인 군산을 다룬 책이나 군산 출신 작가들의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경험일 것 같다.

군산 배경의 책으로는 <최고운전>, <아리랑>, <신기생뎐>, <우리는 왜 군산에 가는가> 등이 있다.

<최고운전>은 신라 말기의 문신 최치원의 일대기를 다룬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 소설 배경 중 한 곳으로 군산이 등장한다. 주인공 최고운이 태어나자 그의 부모가 금돼지의 새끼로 잘못 알고 내다 버렸다는 우리가 흔히 들었던 내초도 금돈 시굴 전설 등이 담겨 있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 역시 주 무대가 군산항 등 군산이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수탈과정과 우리 선조들의 항거역사가 잘 묘사된 수작이다. 총 12권으로 방대한 분량이지만 실감나는 생생한 묘사 등 읽다보면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에 지루할 틈이 없다.

몇 번을 읽어도 매번 새로 읽는 듯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소설 곳곳의 군산 관련 지명과 내용들이 더욱 재미를 더한다.

TV드라마로 잘 알려진 <신기생뎐>은 군산의 전통 기생집 부용각을 무대로 살아가는 기생과 기방을 애달프고 시선으로 조명한 이현수의 소설이 원작이다. 문예지에 연재했던 7편의 연작 소설을 하나로 묶은 작품집으로 우리 말과 글의 묘미를 잘 살린 잘 짜여진 소설이다.

구단비 등 다섯 명의 작가가 참여해 출간한 <우리는 왜 군산에 가는가>는 ‘해방 후 3세대가 본 일제강점기’라는 부제처럼 군산에 남아 있는 근대문화유산 등을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군산 밖에서 바라본 군산의 모습을, 군산인들이 읽어보는 것도 색다른 의미로 다가올 듯 하다.

군산 출신 작가의 책으로는 배지영 작가의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와 문정현 문화해설사의 <바랑별의 군산 이야기> 등이 있다.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는 벌써 여러 권 책을 출간한 배지영 작가의 올해 신작으로 서울을 떠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인터뷰하고 정리한 책이다. 인터뷰 대상에 대한 억지와 과장 없이 담담하게 그려낸 배 작가의 글솜씨와 ‘행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현실적 용기’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문정현 문화해설사의 <바랑별의 군산 이야기>는 군산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고향을 알리고자 출간한 책이다. 감성 가득한 글에 삽화까지 직접 그려 넣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을 잔뜩 불어넣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