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연습하는 것은 금방 표가 나지는 않죠. 근데 하루만 안 하잖아요 그러면 바로 표가 나버려. 웃기죠? 춤도 서예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노력해 왔어요.”
국가무형문화재 제27회 승무 이수자(2006),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2010)인 명무 임귀성 군산예다원 원장이 내달 1일 저녁 7시 군산예당 소극장에서 ‘임귀성의 전통춤’ 공연을 개최한다.
‘舞緣이 주는 師戀’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스승인 고 우봉 이매방 명인에게 바치는 공연으로 “마음이 고와야 춤이 곱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본받아 군산의 혼으로 남고 싶은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호남검무, 이매방 선생의 검무를 볼 수 있다.
지난해 인동초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후 이제 나이도 있고 쉬엄쉬엄 즐기면서 살자는 마음으로 20년 동안 하던 연습실도 문 닫고 장구, 심지어 버선발까지 싹 정리하고 쉬고 있던 어느 날, 그 특유의 춤 선을 보이시면서 “뭘 쳐다만 보고 있느냐고 빨리 영상을 찍으라.”며 스승님이 꿈에 나오셨다.
꿈을 깨고도 스승의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할 뿐 아니라 가슴 깊이에서 뭔가가 휘몰아치고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이후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번 공연을 준비하게 된 것.
“장구채로 맞기도 하고 무척 엄했던 스승이지만 선생님 밑에서 공연할 때는 마음만은 그렇게 편했는데 홀로 준비를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네요.”
군산에서 서울로 오가며 힘든 점도 많았지만 “두 마음 안 쓰고 한결 같다”고 예뻐해 주던 스승의 빈자리가 너무도 크지만 이제 원형을 중시하던 스승께 사사한 춤으로 채워가야 할 터이다.
남편을 따라 군산으로 이사 온 당일 짐도 채 풀지 않고 군산국악원을 찾아가고 매일 같이 국악원에 갔다 오면 “너무 행복해”를 외치던 그녀다.
다른 춤보다 살풀이춤은 “엥기더라”는 임 명무는 선조들의 충절과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지역 내 각종 추모제와 충혼제 등에서 진혼풀이 춤을 선보이고 있다. ‘군산의 혼’을 달래고 지키는 역할을 맡은 만큼 항상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행동거지를 조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저 우리 한춤이 좋아 세상에 찌들지 않고 고고하게 살다간 ‘군산의 마지막 예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녀다.
“지금까지 제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가족들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 춤 배운다고 그렇게 나갔는데도 아이들은 과학고에 카이스트에 …. 식구들이 내가 당당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 같아서 정말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