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개관 7년차를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전방안을 찾아 나섰으며 그 지향점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에코뮤지엄이 될 전망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지난 10일 ‘근대문화사업과 박물관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정책세미나를 열어 최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에코뮤지엄’의 조류에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접목하는 방안을 시도했다.
에코뮤지엄이란 생태를 뜻하는 ecology와 박물관 Museum이 합해진 말로, 지역사회 사람들의 생활과 그 지역의 자연?사회환경의 발달과정인 역사를 탐구하고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현지에서 보존, 육성하고 전시하는 것을 통해서 해당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박물관을 말한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함한희 전북대 명예교수는 “기존의 박물관이 초기의 수집과 전시의 기능에 연구, 교육의 기능까지 나아갔지만 에코뮤지엄은 박물관 내 유산의 가치에 대해 주민들이 상호소통을 해야 하고, 이를 기본으로 생산하는 새로운 해석이 또 활력을 주는 시스템으로 가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와 연구는 기본이며 이를 바탕으로 민주적인 그리고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 활짝 열려 상호존중과 이해, 그리고 주민의 책임과 의무를 재확인하는 작업이 따라야 한다는 것.
실제로 에코뮤지엄이라는 용어가 탄생한 프랑스에서는 지자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주민들이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박물관 관리의 주체가 되었으며 이는 주민들의 소득과도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함 교수는 “근대역사의 주인인 주민들의 시간적 경험을 지나치게 한정하는 것 또한 성찰해보아야 한다”며 “일제시기 이후 해방, 그리고 산업화시대를 살아 온 주민들에게 특정한 시기만을 강조하는 것은 무리로 식민지 유산이 어떻게 현대로 이어져 온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제발표자로 현재 군산근대마을조성사업 대상지에서 주민구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조성실 전북대 문화인류학 박사는 “신흥동은 광복 이후 민중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대상지로 군산 현대사의 다채로운 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라며 “신흥동마을은 에코뮤지엄 조성을 위해 필요한 물리적 조건을 대부분 갖췄으며 앞으로 주민공동체의 적극적 참여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고, 마을의 인문학적, 건축학적 기록 등을 보다 전문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는 오늘날 정책세미나를 통해 산출해 낸 ‘에코뮤지엄’이라는 명제를 어떻게 지역에 접목시킬 지는 이제 박물관이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