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군산문화재단 설립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문화예산의 역할과 예산 확보 방안, 타당성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점검해본다.

군산시가 산업위기대응특별·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정부가 긴급편성해 내려 보낸 문화공연사업비 6억 원이 전문성을 지닌 기관이라는 이유로 광역기관인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배정됐으나 사업 막바지 이들 예산의 절반도 군산 지역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군산에서는 지역에 기초문화재단이 있었더라면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화재단 설립 요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일부에서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지역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문화재단이 꼭 필요한가에 대해 누구도 확신을 갖고 주장하기 힘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2016년 한 문화예술공간에서 문화재단 설립 관련 포럼을 개최하려다 급하게 취소됐던 사례도 있다.

일각에서는 문화재단보다는 지역의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에 더 신경을 쓰고 확장한 후 재단을 설립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기초문화재단이 자칫 지역의 정치권에 휘둘려 특정인사들의 취업수단으로 변질되거나 방만한 운영으로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본연의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한 채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것을 일정 부분 예방해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문화재단은?

문화재단은 광역으로는 1997년 경기문화재단이, 기초로는 1998년 강릉문화재단이 가장 먼저 설립되었으며 현재 광역문화재단은 16곳에서 기초문화재단 77곳에서 운영 중이다. 전북에는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완주·전주·익산문화재단이 있다.

상설공연 운영, 문화예술교육지원, 기업과 문화예술단체 간 네트워크 조성, 전문인력양성, 문화시설운영, 축제운영, 교류 사업 등의 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지역문화예술을 진흥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한다.

특히 최근 다양한 공모사업들이 많이 진행되는데 이들 사업을 지역에 가져오기 위한 전문 인력들이 많이 요구되고 있다. 

군산에는 전문예술인단체인 (사)군산예술인총연합회와 동호회 위주의 군산시생활문화예술동호회, 군산문화원, 군산예술단, 군산시민예술촌, 군산진포문화예술원 등등 많은 문화예술단체와 기관이 있지만 전업예술인이 극히 드물 정도로 기반이 약하다. 이에 그동안 군산문화재단은 지역 내 문화예술인보다는 소수의 문화기획가들을 중심으로 언급된 바 있다.

최근의 문화재단 설립 논의는 강임준 군산시장이 공약으로 정하면서 오히려 구체화되고 있는 편이다.

지역문화진흥법에 의하면 지자체 장은 지역문화진흥에 관한 중요 시책을 심의지원하고 지역문화진흥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역문화재단 및 지역문화예술위원회를 설립운영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강 시장이 취임 후 수정보완해 발표한 공약에 따르면 내년 군산시문화예술진흥계획 용역을 실시 문화예술의 전체적인 분석 및 발전방향과 문화재단 방향성 등을 제시하고 시의회나 군산문화예술단체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군산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문화재단 추진단을 구성하고 2020년 창립총회 및 재단을 출범하겠다는 것.

설립비는 군산시가 2019년 1억, 2020년 4억, 2021년 6억, 2022년 6억 원 등 연차적으로 재원을 확보해 출연금을 마련하고, 국고보조금 등 공모사업을 통해 나머지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