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면 일양약품공장 부지. 전주 팔복동 등 문화재생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처럼 활용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폐산업시설들을 활용한 문화재생사업으로 방치되고 버려졌던 공간들이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 지역의 예술발전을 이끌 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이들 공간은 단순히 시설을 리모델링해 공간을 꾸며 놓은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공간을 확장 지역문화예술가들이 참여해 꾸준히 문화를 창조하고 시민이나 관광객들과 함께 그것을 체험하며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까운 사례로는 옛 호남잠종장 시설을 활용한 완주군 복합문화지구 누에(Nu-e)나 일제강점기 폐양곡창고를 활용한 삼례문화예술촌, 옛 쏘렉스공장을 활용한 전주 팔복예술공장이 있다.
군산 또한 일제강점기 조선은행과 18은행 등을 복원, 전시관으로 활용하고는 있지만 재생의 개념 면에서는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중앙동 째보선창이 도시재생 뉴딜지역에 선정되면서 수협창고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군산예술콘텐츠스테이션이 입주하면서 약간 성격이 다른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런 따라 눈길을 끌고 있는 공간이 약 2만 여㎡(약 6,500평)에 달하는 넓은 규모의 개정면 옛 일양약품 공장부지. 99년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20년째 방치되고 있으며 몇 해 전 군산시립미술관 부지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며 흐지부지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월명동 일원의 시간여행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으며 여전히 체류형 관광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도시 공간을 넓게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체험공간과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공간, 카페 등 편의시설을 함께 조성하고 문화관광자원이 많이 있는 발산권역을 벨트화로 묶는다면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공장부지 지척에는 발산리 5층석탑(보물 제276호), 발산리 석등(보물 제234호) 등 문화재와 보기 드문 일제강점기 일본인 대지주의 대형금고는 물론이고 최호장군 유적지가 있으며 이영춘 가옥, 대야시장 인근 옛날주조장 및 방앗간, 임피역사 등이 있어 이들을 연계할 수 있다는 것.
군산시는 지난해 일양약품 공장부지 활용 방안 용역비 2000만 원을 올해 본예산으로 올렸으나 의회에서 삭감된 바 있다. 지역에 버려지고 방치된 사적 건물이나 토지가 한두 곳이 아니며 차후 부지매입비 등에 들어갈 예산이 막대할 텐데 매입이 먼저인가 활용용역이 먼저인가 등을 다투다 삭감으로 결정되었다.
비록 활용용역 예산은 삭감되었으나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지자체가 좀 더 시간을 두고 공간 활용과 예산 확보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나 지역의 청년층 예술가들이 설 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창작과 전시가 함께 이뤄질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투자효과가 과연 얼마나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이런 공간을 통해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어떻게 재생산하고 보존해나갈 수 있을 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시내권에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강했던 카페들이 군산 시내 중심에서 벗어나 외곽에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유동인구라는 입지조건이 공간의 필수조건이었지만 최근 그러한 틀들이 변화를 맞고 있다. 위에 언급한 누에나 팔복예술공장 등도 마찬가지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