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문인의 거리, 스며든 물기로 훼손된 부분이 볼쌍사납다
문인의 거리에 등재된 작가 소개 대부분이 글자가 떨어져 방치되고 있다.
최근 많은 도시들이 경관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조성으로 그 도시만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미관에만 치중하는 경관 조성에 그치지 않고 공공디자인 개념으로 확대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문화적 가치를 담아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품격을 갖추는 데 일조하고 있다.
게다가 한 번 잘못된 공공디자인은 복원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계획 아래 일관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며 꾸준한 관리 또한 중요하다.
군산시가 지난 2018년 ‘군산예술의전당 테마가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군산문인의 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군산문인의거리‘에는 지역을 대표한다는 문학인들의 사진과 생애, 작품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작가의 생애를 설명한 글자들 대부분이 군데군데 떨어져 방치되어 오고 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채만식 작가 관련 부분은 위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로 녹이 슨 듯한 모습으로 비쳐져 볼쌍사납기까지 하다.
한 시민은 “아침 저녁으로 이 거리를 걷는데 글자들이 떨어져 있어 어떤 아이들은 발로 차고 다니기도 한다”며 “처음부터 안 떨어지게 만들든지 떨어졌으면 빨리 조치를 취하든지 해야지 몇 달째 누가 와서 보지도 않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군산시가 2017년 「군산시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처음으로 전북에서 주관한 경관디자인 공모사업에 선정돼 ‘걷고 싶은 명품거리’로 조성한다며 총 7억 여 원을 넘게 투입해 진행한 사업이 군산예술의전당 테마가로 조성사업이다.
새들공원 옹벽과 군산예당 앞 보행로와 지하차도 옆 옹벽에 디자인을 입혔지만 사업 시행 초기 문학가 선정 시비부터 디자인의 적절성 등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킨 바 있었는데 관리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지역 한 미술가는 “지자체는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을 조성하기도 해야하지만 보전 관리해야 하는 의무도 함께 갖고 있다”며 “야간조명이니 벽화니, 조형물이니 공공디자인 사업들은 만들 때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군산시는 계속 예산, 인력, 제도 탓만 하고 있어 제발 시스템을 좀 갖췄으면 좋겠다”라고 일갈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