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예술 분야에서의 모방은 흔히 새로운 창작의 모티브가 되고 있다. 그래서 기존의 문화예술에 대한 기록과 보존이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 바다가 있는 군산에는 오래 전부터 육지와 해상을 오가는 사람들의 무사고와 풍어 등을 기원하는 용왕굿이 펼쳐지고 있었다. 근대화 바람을 타고 사라질 뻔 한 용왕굿은 군산문화원 이병훈 전 원장과 원광대 박순호 교수의 발굴로 다시 재현행사를 열었으나 2015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또 하나 우리 고장의 전통민속놀이로 회현의 기맞이놀이가 있다. 정월 15일부터 2월 사이 농한기 동안 새로 기를 이루는 마을이 있을 때마다 열린 놀이로 한해 놀이가 싸움이 되어 재판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그 후 사라졌다. 전통대보름놀이 역시 마찬가지, 한때 재현행사들이 펼쳐졌으나 지금은 열리지 않는다.

# 성점옥(판소리), 최란수(판소리), 고이곤(악기장), 최갑선(독경), 하진순(넋풀이굿), 임순옥(침선장). 군산에서 활동하던 전라북도 지정 무형문화재이다. 이중 돌아가신 분들은 지정이 해제되었다. 이분들에 대한 기록은 사진 한 두장이거나 한 장 정도의 기록이 대부분이다.

군산은 강, 바다, 산, 평야가 모두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체득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생성해 온 지역이다.

예전부터 내려오며 변형되고 자신만의 색깔을 입은 우리 군산의 문화를 기록하고 보전해 사람들이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단순히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활용하고 일상 속에서 다시 새로운 문화로 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군산시가 몇 해 전 군산의 역사와 문화, 인물 등에 대한 기록(군산시사 포함)을 디지털화해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수록했지만 색인어를 입력해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따라 더 늦기 전에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를 최대한 수집하고 정리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 공간은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기초적 구심점으로 공간 내 콘텐츠는 지역 문화인들에게 영감이 되고 지역 홍보를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

실례로 익산시와 공주시, 부여군 등은 백제역사문화 연구자료를 한 곳에 모은 ‘백제역사유적지구 디지털 아카이브’를 개설했고, 전주시는 전주음식 아카이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여러 지자체에서 지역 문화를 아카이브(기록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한 예술가는 “모두들 군산의 뿌리를 보존하고 문화예술이 큰 자원이라고 말은 하면서 정작 이를 위한 노력은 발을 빼고 있다”며 “공공 차원에서 지역 문화예술을 자원화 하는 작업이 적극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