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지역서점 한길문고에서 열 한 명의 시민의 책 출판을 축하하는 출판기념식회가 열렸다.
지난 10월 31일, 아름다운 시월의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지역 문화공간 한길문고(대표 문지영)에서 열렸다.
열 한 명의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글로 풀어낸 책을 각각 한 권씩 출간했고, 이를 기념해 지인들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
한꺼번에 세상에 나온 책들은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한글문고에서 상주작가 배지영 씨와 함께 진행한 ‘에세이 쓰기-내 글에 날개를 달다’ 결과물이다.
지난 여름 몽골로 의료봉사를 다녀온 이야기, 재치 있는 말솜씨로 항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내 엄마 이야기, 카페를 운영하는 이야기도 차곡차곡 쓰다 보니 책 한 권 낼 분량이 충분했다.
이에 배지영 작가가 책 출간을 권유했고, 출산과 맞먹는다는 창작의 고통 속에 몇날 며칠을 고심하며 써내려가고 퇴고하고 디자인을 결정하며 드디어 최근 책이 출간됐다. 한 작가의 책에는 딸이 그려준 그림 20여 점이 함께 실리기도 해 의미를 더했다.
출판기념식은 강임준 시장과 신영대 국회의원의 축사 사양에 열한 명의 작가들의 소감 발표와 지인들의 꽃다발 전달로 소박하게 진행됐다. 익숙지 않은 발표 자리에 몇몇 작가는 미리 써온 메모를 읽기도 했고 어떤 작가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 작가는 “병원 대신 찾아왔던 서점인데 지금은 더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었다”며 감동을 전했고, 또 다른 작가는 “내 인생이 다 담긴 책이 서점 매대에 있으니 꿈만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다른 작가는 “내가 뿌린 작은 씨앗이 누군가의 가슴에 꽃이 되길 바란다”는 희망도 전했다.
특히 이들 모두는 “우리들을 작가의 길로 나아가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환상의 동네서점 한길문고와 스승이자 선배인 배지영 작가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이에 배지영 작가는 “동네서점들이 자꾸 사라지고 있는데 군산시민 덕에 살아남은 한길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오늘은 첫발을 떼는 날이고 계속 글을 쓰는 사람들로 남아주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들의 책은 한길문고 ‘군산 작가 책들’ 공간에 진열되며, 일부 책 판매 수익금은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돕는데 기부할 예정이다.
우리는 흔히 사소한 일로 싸우고 사소한 일에 큰 감동을 받곤 한다. 특별히 꾸미지 않은 우리네 이웃들의 소소하면서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 들 속에서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시길 권유해본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