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사 소조가섭존자입상 내 복장유물 중 하나인 발원문
보물 제1718호로 지정된 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과 복장유물(腹藏遺物) 중 하나인 소조가섭존자입상 발원문(發願文)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국사 주지 교체로 인수인계를 위해 지난달 사찰 내 수장고 유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던 중 밝혀졌다.
보물로 지정된 소조가섭존자입상 발원문은 장방형의 한지에 묵서로 불상 제작 시기, 조성 주체 등을 적어 놓아 조선 후기 불교 연구에 기준이 되는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동국사 주지 재안 스님은 “지난달 1일 조계종 중앙박물관 조사팀이 내려와 3박 4일 동안 소장 유물을 조사하던 중 가섭존자상에서 나온 복장유물 중 하나인 발원문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후 동국사에서는 이런 사실을 군산시에 알렸고 군산시에서도 수장고 조사를 진행했으나 현재까지는 찾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일부 동국사 유물이 대여·기증된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에 혹시 존재하는 지를 위해 역사관 자체 점검과 시 점검 등 두 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으나 여기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전수조사에서는 지난 2019년 진행된 ‘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상존상 및 복장유물 보존상태 진단 및 기록화’ 사업에 대한 결과물인 결과보고서에서조차 소조가섭존자입상 발원문이 아닌 다른 자료가 소조가섭존자입상 발원문 유물 사진으로 기록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군산 동국사 석가여래상존상 및 복장유물 보존상태 진단 및 기록화 결과보고서 298페이지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복장유물 상태조사 카드’ 에는 유물명에 가섭 발원문이라고 되어 있지만 정작 사진은 발원문이 아닌 다른 종이기록물의 사진이 실렸다.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 보존상태 진단 및 기록화 결과보고서에 유물명은 발원문인데 다른 사진(군산부 신영정 15번지 등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를 미루어볼 때 지난 2019년 외부 전시를 위해 유물이 이동했을 때 등 2019년 이전에 이미 발원문을 유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가섭존자상 발원문을 찾지 못하고 결국 유실한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인 만큼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 등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국자지정 문화재인만큼 문화재청에 이미 보고를 올렸고, 문화재청에서 조사 일정 등을 정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에서 전문적으로 조사를 하다보면 찾을 수 있는 경우도 많아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사 대웅전에 봉안된 석가삼존불은 석가여래와 2대 제자인 가성, 아나존자상으로 구성되었으며, 원래 금산사에 모셔져 있다 1950년 대 후반 동국사로 이안해 왔다. 조각승 응매(應梅)의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이자 150cm가 넘는 유일한 대형상이다.
석가삼존불에서 복장유물이 대거 발견된 것은 2007년이다. 전라북도 문화재 지정 심의를 위해 삼존불을 X-선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으며, 시주질, 후령통, 묘법연화경 등 경전류, 보협인다라니경 등 300여 점이 넘는 복장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발원문은 소조아난존자입상과 소조가섭존자입상에서 각각 하나씩 발견됐다.
석가삼존불과 복장유물은 당시 불교 문화 연구 등을 위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아 2011년 9월 5일 보물 제1718호로 지정되었으며, 2012년 최초로 근대역사박물관에서 전시 일반인에게 공개된 바 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